주변에 한 달 만에 5킬로쯤 체중을 감량한 사람이 있다. 눈에 띄게 얼굴이 조막만 해지고, 몸도 날렵해지고, 생기 있어 보였다. 아직 신년 맞이 새해 계획의 기운이 남아 있는 3월 초, 나를 포함해 여러 사람들이 물었다. "어떻게 다이어트를 하셨나요?"
"많이 걸었어요, 군것질도 줄이고요."라는 정석과 같은 답변이 들려왔다. 사람들은 눈을 반짝! 하며 비법을 기대하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정답'에 가까운 대답이 들려오자 실망하게 된다. 무언가 특별한 방법이, 조금이라도 빠른 지름길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아...' 하는 실망으로 바뀌고, 그 어려운 것을 해낸 자에 대한 존경으로 다시 바뀌게 된다.
어제 나는 휴가를 내고 비상식량으로 닭죽을 대량 생산했다. 오늘 아침에 그 닭죽을 가져와 회사 사람들 몇몇과 나누어 먹었다.누군가가 물었다. "비법이 뭔가요." 내게 닭죽은 카레와 같은 느낌이랄까? 대량생산해서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누어 냉동실에 얼려두곤 한다. 내가 닭죽을 자주 끓이며 깨닫게 된 건, 큰 닭(1.2kg)을 써야 맛있고, 압력솥에 끓이면 진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 큰 닭은 닭 자체에 좀 짠 기운이 있달까? 그래서 따로 소금을 쓸 필요도 없다. 그래서 닭죽의 비결에 대한 나의 대답도 아주 간단했다. "큰 닭을 사용해서 압력솥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비결을 물은 사람은 그다음말을 기다렸다. '그게 다는 아니잖아요.' 하는 표정과 함께. 하지만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 그럼 그다음은 "아 솜씨가 좋으신가 봐요." 하는 칭찬으로 대화가 끝난다. 내가 큰 닭을 쓰고, 압력솥을 사용했을 뿐, 특별히 솜씨를 부릴만한 지점이 없는데도.
다이어트도, 맛있는 요리도, 실은 비결은 따로 없다. 매일 꾸준하게 걷고 군것질을 참는 것. 좋은 재료에 정성을 들이는 것. 우리는 사실 그게 정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요행수, 특별한 비법, 지름길 같은 걸 바라게 된다. 그렇지만 직접 시도해 보고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반복하다 알게 되는 건, 그냥 정답을 블록 쌓듯 하나하나 정성껏 쌓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는 것.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비결을 찾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