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내가 일하는 실에 임원 한 명이 새로 취임했다. 이미 그를 상사로 동료로 겪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는 성미가 조금 급한 편이고 꼰대기질이 있는 편이긴 하나, 의사결정이 빠르고 조율에 능한 사람이었다.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이었다. 특별히 그를 추종하는 사람까지 있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대체적으로 그의 취임을 반겼다. 하지만 그와 접촉을 많이 하게 되는 부서에서는 조금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가 대체적으로 좋은 상사인건 맞았지만, 아주 편한 상사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각자 그와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러다 A가 신규로 입사해 처음 만났던 과장님이었다면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렇게 같이 일하다, 과장이 다른 과로 발령이 났고, 과원들은 소소한 작별 티타임을 준비했다. 직원들이 쓴 롤링페이퍼도 있었는데, 그때 그녀보다 한 두해 먼저 들어왔던 직원이 ”과장님께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라고 롤링페이퍼에 썼다고 했다.
그러자 당시 과장이었던 임원은 “음… 내가 혼낸 건 다른 앤 데, 걔는 혼난 줄도 모르는 거 같네…“하고 당시 신규였던 A를 쳐다봤다고 한다. A는 당황했다고 했다. 정말 혼난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혼났었던 건가? 싶었다고 했다. “저 혼났었던 건가 봐요”라는 말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크게 웃었다.
나는 문제의 그 롤링페이퍼 문구를 쓴 직원과 친해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A 님이 혼난 줄 몰랐는데 혼났나 봐요 하더라고요. “ 그러자 롤링페이퍼의 주인공은 대답했다. ”아 그거 A님 아니에요. 그때 B가 늘 과장님한테 혼났었거든요. 과장님은 성미가 급한 분인데, B가 그걸 못 맞춰줘서 과장님이 엄청 답답해했었어요. 그거 B한테 한 얘기예요. “
그럼 A는 혼난 지도 안 혼난 지도 모르는 거였다. 아니, 혼났어도 안 혼났어도 괜찮은 거였다. 타격감 제로의 A, 의문의 승리일까, 의문의 패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