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일하는 곳에 입사한 게 벌써 7년이 넘었는데, 입사하고 두세 달쯤 지났을 때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내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어왔다. 내가 ‘누구지?‘하는 표정을 짓는 게 실례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의 반가움이었다. 나는 머릿속으로는 ‘누굴까?‘하고 생각하면서도 얼떨결에 장단에 맞춰 “저도 반가워요!”라고 인사를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나서 그 사람은 “제가 진작 인사드리고 식사도 한 번 하자고 했어야 하는데, 일이 바빠서 못 챙겼네요. 저희 점심 한 번 할까요?”하는 게 아닌가? 이쯤에서는 “근데 누구세요?”라고 묻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랑 점심약속이라니…. 낭패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즐거운 얼굴로 “좋죠!”라고 명랑하게 대답했던 것 같다. 하지만 속으로는 빨리 내 자리로 돌아가 메신저를 뒤져서 누군지 찾아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사무실 내 자리로 와서 컴퓨터를 켜고는 회사 메신저를 켜고 방금 누구랑 약속을 잡은 걸까 찾기 시작했는데, 방금 본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아 난감해졌다. 그렇게 메신저를 뒤지며 제일 가까운 사무실부터 한 명씩 눌러보며 사진을 확인하는데, 누가 나에게 채팅을 해왔다. 방금 점심약속을 잡은 그 사람이었다!!! 이제 더이상 메신저를 뒤지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점심 장소를 세 군데쯤 제안하고 나에게 고르라는 그런 채팅이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은 같은 실에 일하는 또 다른 통역사였다. 그래서 나를 반가워한 것이었다.
얼마 전, 그 어색한 첫인사의 주인공 박 00은 내게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의 결혼소식을 즐거운 얼굴로 전하며 결혼식에 초대했다. 식장에 조금 일찍 도착한 나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다, 문득 그날의 엘리베이터 장면이 떠올랐다. 회사에 갓 들어와 여기가 어딘지 이 사람이 누군지도 잘 모르던 어색하던 나, 그리고 이름도 모른 채 점심 약속을 잡았던 사람이다. 시간이 흘러, 박 00은 내가 회사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고 늘 궁금한 것도 잘 알려준 든든한 동료가 되었다. 오늘은 그 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즐거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