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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모몬 Jul 20. 2023

교포 한국어

  어떤 Benefit이 있을까요?

회사에서 가끔 영어를 중간중간 섞어서 쓰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어느 정도는 워낙 이런저런 상황에서 영어에 노출이 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는 측면도 있지만, 간혹 조금 과하다 싶은 사람도 만나게 된다. 지금 기억나는 한 팀장님은 실제 미국에서 학위도 받고 미국에 파견근무도 꽤 오래 다녀온 분이었는데, 그래서인지 평소 대화 중 영어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곤 하셨다. 기억나는 것들만 간추려봐도 꽤 많다.


"음 일단 자료를 search(찾아서)해서 analyze(분석) 한 후, 어떻게 deliver(전달)할지 고민해 보죠."


"그럼 consolidated(통합) 자료가 없다는 말이죠?"


"어떤 benefit(이점)이 있을까요?"


"More importantly(더 중요한 건), 000입니다."


"그건 play by ear(계획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하기로 하죠."


"그 자료 좀 circulate(회람) 해줄 수 있나요?"


내가 하루는 그 팀장님이 골머리를 싸매고 있던 일이 잘 되어가는지 물었던 적이 있다. 그러자 그는  "Almost there(거의 끝나갑니다)."이라고 답했다. 그땐 이미 그 팀장님이 영어를 많이 사용한다는 걸 인식하고 있던 터라, 나는 웃지 않으려고 어금니를 꽉 깨물어야 했다. 


하루는 직원들끼리 모여 컵라면을 먹으며 그 팀장님 영어의 특징을 분석했다. 그는 동사와 부사를 주로 영어로 사용했다. 친구를 만나 그 팀장의 말투를 흉내 냈더니, 친구는 "그건 영어가 아니라, 교포 한국어네!"하고 명쾌하게 정의 내려주었다. 


한동안 직원들은 교포한국어 놀이를 즐겨했는데, "저는 이만 go home (집에 갑니다) 합니다", "지금 paper(종이)를  destroy(파쇄)하고 있나 봐요?" 등 다들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그의 교포한국어를 듣다 보면 떠오르는 상황이 있다. 델타 항공을 타고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중이었다. 승무원이 식사를 나누어주던 중 이상기류를 만나 기체가 상당히 흔들렸고,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Hmm... Hmm...(엄... 엄...) Turbulance(이상기류)때문에 Meal(식사)을 Serve(나누어드릴 수)할 수 없습니다." 그 승무원은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팀장님의 교포 한국어는 승무원과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았다는 게 내 평가! 


Daily로 (매일) essay(글)를 write(쓴다는 게)한다는 게 not easy(쉽지 않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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