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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모몬 Aug 04. 2023

끝나지 않은 과제: 보고서

내일은 어떻게든 되겠지!

한 국제기구가 7월에 발행한 5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1~2장으로 요약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이런 일을 할 땐, 일 단 서론과 요약 부분 그리고 결론부터 읽고 보고서에 담을 줄기를 뽑는다. 그 후에, 보고서에 들어갈만한 내용으로 결정한 곳만 본문을 확인한다. 


이번 보고서는 50페이지이지만 그래프와 표가 많아서 실제 본문까지 다 읽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품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문제는 시사점이 별로 없다는 것. 보고서가 어떤 데이터를 제시하며 그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을 함께 제공해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번 보고서는 "그래서 뭐!" 위주가 아닌 데이터를 산발적으로 제시하고 끝이 났다.

 "그래서 뭐!" 

이러면 일이 어려워진다. 그 시사점을 내가 뽑아야 하니까. 휴~. 일단 보고서가 기승전결이 없는 형태여서, 줄기를 뽑는 일도 힘들었다. 적어도 세 가지 정도는 큰 줄기를 뽑고, 그 안에 내용을 담아야 하는데... 자료를 계속 쳐다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1시간 정도 남아서 자료를 보다, 남아 있어 봤자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사무실을 나섰다. 


그리고 난 꿈속에서 그 보고서를 정리했다. 내가 그렇게 워커홀릭인 것도 아니고, 저 보고서가 마음에 크게 남았던 것도 아닌데, 어쨌든 끝나지 않은 과제가 머릿속에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꿈속에서 두 개의 큰 범주로 내용을 나누어 정리했는데, 꽤나 설득력이 있어 오늘 그렇게 정리를 시작해 볼 참이다. 


매번은 아니지만 가끔보다는 자주 어떤 일을 시작했다 난관에 부딪치면 꼭 꿈까지 꾸진 않더라도 다음날 저절로 해결되는 경험을 한다. 머릿속에서는 내가 이미 놨더라도 끝나지 않은 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사람들이 "내일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말하는 거 아닐까? 나도 모르는 내가 나를 돕는 느낌이다. 

"내일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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