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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모몬 Aug 01. 2023

나는 오늘도 고친다.

오타 용납 못해! 

회사 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 빌려 읽는 중, 책에서 오타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를 선망하지는 않다." 

그리고 그곳에는 볼펜으로 오타가 교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를 선망하지는 않는다."


내 이름은 빨강 2권 97p (2006년 17쇄)

오타를 고친 건 누구였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누구라도 그런 메모를 남겨놓을 수 있다. 그렇지만 보고서 수정이 업인 누군가, 오타를 보면 고치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누군가, 고쳐놓은 문구를 보며 흐뭇해하는 누군가가 아닐지. 즉, 팀장 이상의 직급의 누군가가 아닐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오늘도 고친다." 

보고서를 가지고 씨름을 하다 '이게 아닌데'하면서도 어느 선에서 나 자신과 타협을 하고 마무리 지어 보고를 하게 된다. 그럼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던 나의 최선인 부분에 대해 여지없이 지적을 받게 되고 빨간펜이 뒤따른다. 그렇게 수정을 하다 보면 보고서는 어느새 내가 원래 쓰고 싶었던 방향을 더 명확한 방식으로 담고 있다.


'오늘도 고쳐야 하는' 팀장님의 수고를 덜어드리고 싶지만, '오늘도 고쳐야 하는' 보고서를 드릴 수밖에 없는 나를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조금은 덜 고칠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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