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첫 사용기
사기꾼! 또는 소통 전문가
올봄이었다. 챗GPT관련 기사가 많이 나도, 호기심을 꾹 참고 있다가 한 번 이용해 보기로 했다. 일단 접속은 했는데, 뭘 물어봐야 할지 고민이 됐다. 마침 그때 읽은 단편 소설이 떠올랐다. 오! 그래 이 소설에 대해 물어보자!
Holly Connolly의 His Ex-wife's Plates (The Paris Reivew)
화자인 나(I)는 이혼한 적이 있는 남자친구와 교제를 하게 된다. 화자와 남자친구는 모두 20대. 남자친구는 직장동료로 만난 전 부인과 결혼 1년 후 이혼한 지 이제 2~3년쯤 된 상태. "나"는 처음엔 남자친구의 전 결혼생활이나 전 부인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남자친구의 집을 드나들면서, 전 부인의 물건을 하나둘 발견하게 되면서 조금씩 남자친구의 전 결혼생활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당시 나는 챗GPT에서 한글을 사용할 수 있는지 몰라 영어로 물었다. "Will you summarize the short story titled His Ex-wife's Plates by Holly Connolly? (홀리 코놀리가 쓴 그의 전 부인의 접시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요약해 줄래?" 그때 내게 설명도 해달라고 덧붙였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챗GPT3.0을 이용 중이었다. 챗GPT는 금세 답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문장부터 조금 어긋나 있었다.
"HIs Ex-Wife's Plates" is a short story by Holly Connolly that was published in the literary magazine "The New Yorker" in 2021. ("그 사람 전 부인의 접시"는 홀리 코놀리가 문학잡지인 뉴요커에 2021년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이 단편소설의 출처는 "the Paris Review"였는데, GPT의 답변에서는 출처가 "the New Yorker"로 바뀌어 있었다. 음. 그렇지만 이건 뉴요커에도 동시에 실렸을 수 있으니 일단 다음으로 넘어가 보았다.
The story revolves around a woman who has recently gone through a divorce and is trying to come to terms with the end of her marriage. She is particularly fixated on a set of plates that she and her ex-husband had collected over the years. The plates are expensive and valuable, and the woman is unsure what to do with them now that she and her ex-husband are no longer together.
간단히 요약하면, 최근 이혼을 한 여성이 전 남편과 함께 수집했던 접시가 거슬리기 시작하고, 이 비싼 접시를 어떻게 처리할지 알 수 없어 고민한다는 내용.
일단 이야기의 주인공부터 틀렸는데, 이 단편 소설의 화자는 이혼한 남자와 데이트를 시작한 "여자친구"이고 "전 부인"은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는 "접시"는 부부가 함께 "수집"한 것이 아니라 전 부인이 남편의 생일에 만들어서 선물한 것.
그 뒤의 답변도 틀린 내용 투성이었다. 이런 챗GPT 사기꾼 같으니라고... 나는 챗GPT에게 따져보았다.
In that stroy, is "I" the ex-wife who made the plates? I don't think so. "I" is S's new girlfriend and "I" deals with S's ex-wife's stuff, including plates. Am I right? (이 소설에서 "나"가 그 접시를 만든 전 부인이라고? 내 생각엔 그렇지 않은데. 여기서 "나"는 S의 새로운 여자친구고 그 "나"는 S의 전 부인의 접시 같은 전 부인 물건들을 가지고 씨름하잖아. 내가 맞지 않아?)
내 말이 맞지 않냐고. 그런데 여기까지는 그냥 틀린 답변을 줄지도 모른다고 미리 생각해서, 별로 놀라지 않았는데, 그다음 답변이 재밌었다.
I apologize for the confusion in my previous response. You are correct that "I" in the story "His Ex-Wife's Plates" is not the ex-wife, but rather the new girlfriend of a man named S who is dealing with his ex-wife's belongings, including the plates. (내가 전 답변에서 혼란을 준 점 미안. 네 말이 맞아. 소설 속 "I"는 전 부인이 아니고, S라는 남자의 새로운 여자친구야. 그리고 그 S의 전 부인의 접시 같은 물건들 때문에 고민하지.)
일단 내게 이전 답변에 대해 사과를 한 뒤, 내 말이 맞다고 인정을 하고, 그다음엔 제대로 된 답변을 주었다. (챗GPT 4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봤는데, 그 녀석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답을 해줌)
사과 > 잘못 인정 > 빠른 교정
이건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이니까. 잘못에 대한 빠른 사과, 상대 방 말이 맞다는 인정, 그 후 피드백을 반영한 교정까지! 완벽한 의사소통의 느낌이랄까?
친구에게 챗GPT가 사기 치려다 사과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친구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걘 적어도 배우네." 이점은 나도 배워야겠다. 사과와 인정, 그리고 피드백 반영!
첫 번째 답변 전체
"HIs Ex-Wife's Plates" is a short story by Holly Connolly that was published in the literary magazine "The New Yorker" in 2021.
The story revolves around a woman who has recently gone through a divorce and is trying to come to terms with the end of her marriage. She is particularly fixated on a set of plates that she and her ex-husband had collected over the years. The plates are expensive and valuable, and the woman is unsure what to do with them now that she and her ex-husband are no longer together.
As the story unfolds, the woman begins to reflect on her relationship with her ex-husband and the memories associated with the plates. She remembers the times they spent together collecting the plates, and the trips they took to find new additions to their collection. The plates become a symbol of the life they once shared together, and the woman is unsure how to move on without them.
The story is a poignant exploration of grief, loss, and the difficulty of letting go of the past. It highlights the emotional weight that physical objects can carry, and how difficult it can be to separate them from our memories and emotions. Ultimately, the woman in the story must come to a decision about what to do with the plates, and in doing so, she must confront her feelings about her ex-husband and their failed marriage.
두 번째 답변 전체
I apologize for the confusion in my previous response. You are correct that "I" in the story "His Ex-Wife's Plates" is not the ex-wife, but rather the new girlfriend of a man named S who is dealing with his ex-wife's belongings, including the plates.
The story is told from the perspective of "I," the new girlfriend, as she struggles with the emotional weight of the plates and the memories they represent. She feels caught in the middle of a relationship that has ended but whose effects linger on, and she is unsure how to navigate the situation.
Through "I's" reflections and observations, the story explores the complexities of relationships and the ways in which physical objects can come to symbolize emotional bonds and memories. It is a poignant exploration of grief, loss, and the difficulty of letting go of the past, as seen through the lens of a character who is not directly involved in the relationship but is nevertheless affected by 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