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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vertheless Apr 12. 2019

섬세한 차이를 위해

머리를 직접 자르고 있습니다.


(위이이잉) (사각사각)


6년째 머리를 직접 자른다.

2시간가량 집중한다. 

조금씩, 세심하게.


결국, 

실수를 줄이기 위해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머리를 자르는 일상

미용실에 발을 들인 기억마저 흐릿하다.


때는 6년 전 


“또 왔냐?” 귀찮은듯한 미용사의 어투 지인이 운영하는 미용실에 2주만 지나도 금세 지저분 해지는 옆머리를 자르기 위해 방문하자마자 들었던 말이다.


머리를 자르러 왔는데 왜 귀찮아하는 걸까?이 미용사는 프로일까? 프로인척 하는 위선자일까?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군에서 휴가를 받기 위해 시작했던 이발병 일명(깍새)의 감으로 맘에 안 드는 부분을 화장실에서 수정하며 대리 만족하는 것을 시작으로 바리깡과 가위를 구매했다.


그렇게 

지금 6년째 스스로 머리를 자르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머리를 자르며 많은 것을 느낀다.

섬세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배운다.


예를 들어

같은 일을 해도 차이를 만들 수 있도록 섬세하게 행동한다.
같은 말을 해도 더 나은 대화를 위해 말을 가려서 한다.
타인을 비판하기 전에 나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문한다.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과물에서 차이가 나고 두각을 나타낸다.


그것을 통해


타인에게 섬세한 사람으로 비치고 싶다.


자가 미용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행위 속에 삶을 디자인하고 활용할 수 있는 힌트가 숨어있음을 느낀다. 그렇게 어떤 행위 건 진심을 다하면 조금씩 힌트를 흘려준다. 


"머리를 직접 잘라보세요"라고 제안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은 아니지만 다만 누군가의 한마디가 불러온 나의 작은 시작은 많은 것을 배우는 순간이 되고 일상이 되었다.


그렇게 오늘도 일상에 녹아있는 것들 안에서 배움을 찾는다.




@wonkey3

매거진의 이전글 요리를 통해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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