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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캠핑 스타일 찾기

카라반에서 캠핑카까지

by 아서훈 Feb 28. 2020

  캠핑에도 유행이 있다. 내가 처음 캠핑을 시작한 2012년에는 대형 거실 텐트가 인기 있었다. 텐트가 커지면 채워놓을 공간이 많아 집기들도 많아지고 크기도 커진다. 짐이 많아지니 차에 여유 공간이 없어졌다. 뒷좌석까지 사람이 앉아있는 곳만 빼고는 모두 짐으로 채워졌다. 차량 내부에는 캠핑용품을 두지 말고 편하게 앉아서 갔으면 좋겠다는 아내의 말에 차를 바꾸었다. 캠핑용품 중에 가장 비싼 게 차라고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난다. 승용차에서 SUV로 바꾸니 뒷자리에 짐을 놓지 않아도 트렁크에 모든 짐이 들어갔다. 그렇게 차를 바꾸고 몇 번 캠핑을 다녀보니 캠핑을 온 많은 차량의 지붕에 뭐가 하나씩 올려져 있었다. 궁금하여 물어보니 루프 박스라고 짐을 넣을 수 있는 커다란 수납함이었다. 루프 박스에도 상당히 많은 짐들이 들어간다. 어느덧 우리 SUV 차량 지붕에도 커다란 루프렉이 올라가게 되었다. 루프 박스는 고정 형태이며, 루프렉은 캠핑 갈 때만 사용하는 이동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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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 많은 짐들은 항상 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방에는 어느덧 캠핑용품으로 넘쳐나고 캠핑을 가려면 이 많은 짐들을 아파트에서 내려 차로 옮기는 작업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 한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1층 승강기에서 내리면 7개의 계단이 있었는데, 계단만 없어도 카트로 한 번에 옮길 수 있는데 계단 때문에 하나하나 들어서 내려가야 했다. 캠핑 때문에 이사를 가는 건 아닌 것 같아 참았지만 정말 이 계단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힘들게 옮긴 짐들은 차에 구석구석 정리해서 넣고 캠핑장에 도착하면 역순으로 모두 내린다. 그리고 캠핑이 끝나면 이 짐들을 다시 차에 넣고 집에 와서 공포의 7계단에 하나하나 들어 올린 후 원래 있던 작은방에 넘쳐흐르게 쌓아 놓는다. 캠핑에서 입었던 산더미 같은 빨래를 하고 침대에 누우면 역시 집이 최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잠이 든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을 해서 주말의 힘든 것들은 모두 잊은 채 이번 주는 어디로 갈까 검색을 한다. 그러나 몇 번 이런 힘든 캠핑을 하다 보면 정말 지칠 때가 있다. 그러면 더 작고 가벼운 제품을 찾게 된다. 캠핑용품은 작고 가벼울수록 가격이 비싸다. 차가 갈 수 없는 산에서의 캠핑을 할 목적으로 백패킹 장비에 눈이 쏠린다. 그러나 주말은 아이와 함께 해야 하므로 혼자 아이의 백패킹 용품까지 들고 갈 수는 없어 백패킹은 준비만 몇 년째다. 


  2016년 늦은 겨울 장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박이란 캠핑장을 정하고 일정기간 동안 텐트를 쳐두고 몸만 왔다 갔다 하는 형태의 캠핑을 말한다. 겨울철 비수기를 이용하여 많이 하는데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 그 이상 하는 분들도 있다. 장박을 하면 텐트가 많이 상해서 저렴한 장박용 텐트를 따로 구매하기도 한다. 3개월 장박을 계획하고 우선 캠핑장을 알아보았다. 가평에 있는 캠핑장으로 정하고 내 모든 캠핑용품을 가지고 캠핑장으로 갔다. 3개월 동안 사용할 거라 자리도 신경 써서 정하고 꼼꼼히 세팅을 하였다. 보통 철수할 때 두세 시간 걸리는데 옷만 챙겨서 집에 오니 간편하고 다음 주에 가도 음식만 챙겨 가면 되니 너무나 좋았다. 무엇보다 매번 짐을 옮길 필요가 없어 체력적으로도 덜 피곤하고 시간도 여유로워 3개월간 우리의 별장을 즐겁게 이용하였다. 대신 장박을 마친 후 철수할 때 장박 하는 동안 가져다 둔 짐들이 더 늘어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짐을 가져와야 한다. 그래도 장박은 한번 꼭 해 볼만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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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봄에는 대형 캠핑 박람회가 열린다. 올해의 캠핑 트렌드와 신제품들을 구경할 수 있고 다양한 캠핑용품들을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장박을 마치고 2017년 봄 일산에서 열린 캠핑 박람회에 참관을 하였다. 미니멀 캠핑이라고 작고 간단한 캠핑 용품들이 많았고 캠핑 트레일러와 카라반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캠핑 트레일러와 카라반은 모두 견인장치를 설치하고 차량으로 끄는 형태이다. 캠핑 트레일러는 캠핑용품을 넣는 것이고 카라반은 내부에 취침 공간과 주방이 있으며 화장실까지 있는 모델도 있다. 이것들의 장점은 짐을 집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어서 짐을 옮길 필요가 없다. 단 주차공간이 확보가 되어야 한다. 딸아이가 여러 대의 카라반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말을 하였다. 


“아빠, 왜 우린 안사고 구경 만해?”
 “아빠도 사고 싶단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하면서 나도 모르게 카라반을 검색하고 있었다. 화요일도 검색, 수요일도 검색. 그리다 발견한 중고 미니 카라반. 카라반에 판매자가 스티커를 붙여놨는데 우리 딸 이름과 똑같았다. 이것이 운명인가. 출근해서 50분간 아내를 설득했다. 아이와 둘이 캠핑을 다니니 조금 더 편하고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하면 어떻겠냐. 내가 필요한 게 아니고 아이를 위해서 그러는 거다. 결국 승인. 금요일 휴가를 캠핑을 위해 바꾼 SUV에 견인장치를 달았다. 그리고 대망의 토요일 카라반을 가지러 여주로 갔다. 약 1시간의 설명을 듣고 나의 SUV 차량에 연결을 하였다. “딸아 고맙다. 너 때문에 샀다.” 아파트 주차장에 안전하게 주차를 하고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여기 3동 주차장인데요. 캠핑카로 가져다주세요.” 딸아이 초등학교 2학년. 이렇게 우리의 카라반 생활은 시작되었다. 난방도 가능하여 날씨와 크게 상관없이 캠핑을 할 수 있어 캠핑 가는 날이 많아졌다. 카라반으로 캠핑을 간 것은 1년 6개월간 스무 번이었다.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꼭 캠핑을 간 샘이다. 금요일 퇴근 후 늦은 저녁에 출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캠핑장 도착 후 텐트를 칠 필요가 없고 그냥 주차만 하면 되니 너무나 간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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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 라인에 들어가는 미니 카라반이지만 매일 운행도 하지 않으면서 주차장에 새워져 있으면 눈치가 많이 보인다. 또한 높이가 높다 보니 이동 경로 중 높이가 낮은 곳이 있나 미리 확인을 해야 하고 후진과 유턴도 하기 힘들다. 따라서 캠핑장까지의 경로를 어느 정도 미리 공부를 해 둬야 한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넓고 큰길로 가야 한다. 짐을 옮기지 않아도 돼서 언제든지 출발은 가능하지만 견인차와 연결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카라반에 대부분의 장비를 넣어 두지만 승용차까지 짐도 더더욱 많아진다. 간단하게 설치하고 정리해야 캠핑이 편해진다. 편해야 즐겁고 그래야 오래 할 수 있다. 언제든 간편하게 바로 떠날 수 있는 캠핑카로 바꾸자. 두 가지 모두 경험한 나에게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한다. 어떤 게 더 좋은가요? 내가 생각하기에 카라반과 캠핑카는 성향이 다른 것 같다. 카라반은 캠핑이고 캠핑카는 여행이다. 카라반은 한 곳에 캠핑용품들로 베이스캠프를 꾸리고 견인차로 목적에 맞게 주변을 이동하여 다녀올 수 있다. 반면 캠핑카는 최소한의 장비로 정착이 아닌 이동을 하며 여행을 하는 것이다. 주변에 캠핑카로 여행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아직까진 캠핑카로 캠핑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는 딸아이와 더 멀리 간단하게 캠핑 여행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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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은 여행이고 생활이다.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농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큰 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미니멀리스트처럼 작지만 최소한의 필요한 것만으로도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캠핑도 마찬가지이다. 큰 텐트와 많은 짐들을 자동차를 이용해 편리한 캠핑을 하는 사람도 있고 조금은 힘들고 불편해도 배낭에 모든 캠핑 용품을 넣어 두발로 산에 올라 캠핑을 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상황과 스타일에 맞는 캠핑을 찾아 즐기면 되는 것이다. 형태는 달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충전을 하는 것은 모두 같다. 나는 아이와 둘이 캠핑을 하기 때문에 캠핑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였다. 결국 내가 캠핑을 좋아해야 한다. 형태는 여러 번 바뀌었지만 8년간 함께한 딸아이와의 캠핑 경험이 많은 추억으로 쌓여, 앞으로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좋은 영양제가 될 것이다. 사춘기가 다가오는 초등학교 고학년인 지금 어떤 형태로 사춘기가 올지 약간 기대도 된다. 갈 수 있을 때까지 많이 같이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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