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키운 시간
그 알은 병아리로 태어나
어린 거인의 두 손에 얹혔다
세상의 첫 체온이
그에게는 집이자 운명이었다
어미의 품도 몰랐던
노란 떨림 하나
시간의 품에서 자라나
새벽의 문을 가장 먼저 여는 암탉이 되었다
벗도 짝도 허락되지 않은 생이라
어둠을 깨우는 울음이었지만
정작 자신의 새벽은
좀처럼 밝아오지 않는 듯했다
철부지 거인은
암탉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서툰 위로를 건넸다
그 손길 아래에서만
암탉은 잠시 조용해졌다
그러나 눈을 감을 때마다
동그란 생명의 흔적이
손아귀에서 흩어져 나갔고
작은 숨의 내일은
촛불 끝에서 흔들리는 빛처럼
어디론가 사라질 것 같아
거인의 가슴은 알 수 없는 통증으로 저려온다
둘은 그렇게
서로의 품에서
서로를 키워나가며
자람의 아픔을 나누고 있었다
그 새벽에 닭은 울지 않았다
거인은 그 고요의 번짐 안에서
닭의 오랜 울음을 떠올렸고
그제야 자신 안의 아픔이 자라 있었음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