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이란 전염병
부풀어 터지기를 반복하는 삶이 벅차다
그럴 때마다 치솟는 열기는
아직 여기 있음을 알리는 신호
끓는 숨이 주전자처럼 울고
초라한 얼굴이 거울을 건너온다
시소처럼 기우는 걸음마다
몸 안의 경보가 켜진다
사람들은 각자의
불완전한 불행을 피해 흩어지고
오직 같은 증상인 이들만이 남아
코를 함께 훌쩍여 준다
그것은 기쁘지도 않고
썩 좋지도 않다
기침 한 번에 나의 불행은 전염되고
앓는 소리 두어 번에 걱정은 만개한다
차가운 생의 틈으로 난입했다가
말끔히 빠져나가는 시련이요
남은 짠내를 씻어내는
인내의 과정이다
오늘도 나는
두꺼운 옷 안으로 스며드는
이 지독한 전염을 막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