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의 위로

계절의 의식

by 슈리엘 아샬라크

사계의 위로


소녀가 말했다, 그러나 목소리는 눈송이처럼 공중에서 녹아내렸다


겨울은 더러운 것 위로 눈꽃을 던집니다

숨은 얼어붙고, 얼어붙은 숨은 흰 천으로 덮입니다


여름은 장맛비의 망치로 세상을 두드립니다

벽에 스민 곰팡이, 사람들의 오래된 죄를 씻어냅니다


가을은 농부의 등뼈에서 굴러 떨어진 땀을 거둡니다

붉게 갈라진 손등이 쌀알을 세어봅니다


봄은 우는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 줍니다

울음은 땅 속에서 푸릇한 손길이 되어 기어오릅니다


한숨짓는 자의 근심은 하늘이 귀 기울이고

푸념하는 사람의 눈물은 땅이 삼킬 것입니다.


그러니 위로란, 계절이 행하는 의식.


눈먼 자가 묻습니다.

— 그렇다면 저는 무엇으로?


소녀가 대답합니다.


아침에 잃은 풍경은

밤이 다시 돌려줄 것입니다.


그제야 바람은 계절의 혀가 되어

잊힌 풍경을 더듬어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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