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여

회색 문명 앞에서

by 슈리엘 아샬라크

내리는 비를 보면

하늘은 가까이 있는 듯 멀리 있으며

푸름은 곁에 있으나 더 먼 곳에 있네


빗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적시지만

하얀 손님은

콘크리트 틈새를 차갑게 메우네


젖은 길 위로 비는 흘러내리고

쌓인 눈은 묵묵히 그 위에 겹쳐 앉아

따스한 숨결 위에

차가운 입김이 얼어붙네


고개 숙인 곡식도 인사를 하건만

인색한 회색 낫은 거침없이 베어버리네


불 켜진 창문 수백 개가 떠 있어도

공허한 자의 밤하늘엔 별이 없으며

힘없는 자의 손아귀엔

재조차 흩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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