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콘텐츠, 퍼스널 브랜딩 콘텐츠 작성 공식
첫 회사와 두 번째 회사에서 브랜드 공식 블로그 채널을 운영하며, 팁 또는 지식 기반의 텍스트 콘텐츠를 콘텐츠를 만들었다. 첫 회사에서는 B2B SaaS 제품을 마케팅했고, 두 번째 회사에서는 온라인 클래스를 마케팅했다. 두 분야 모두 홍보해야 하는 제품의 특성상 팁&지식 콘텐츠를 제공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했다.
글을 읽어줄 특정 대상을 가정하고 글을 쓰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스스로 주제와 타겟에 대해 명확히 이해한 뒤에, 최대한 쉽게 풀어서 글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팁과 지식을 전달하는 글일수록 더 그렇다. 누군가를 대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글을 써본 적이 없다 보니, 처음에는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계속 콘텐츠를 만들어가다 보니 나만의 제품의 마케팅을 위한 팁&지식 콘텐츠 제작 공식이 생겼다. 이를 이 글에서 간단히 풀어본다. 마케팅을 위한 팁&지식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에만 아니라, 브런치, 블로그 등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에도 도움이 될 공식이다.
우선 이 글에서는 콘텐츠 주제와, 핵심 타겟은 설정했다고 가정한다. 이 내용은 나중에 따로 다룰 예정이다.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면 주제와 타겟이 구체적일수록 콘텐츠를 제작하기 용이하다.
주제와 타겟 설정을 끝낸 후, 나는 보통 '본문 - 인트로 - 아웃트로 - 제목' 순으로 작성한다. 인트로를 제일 먼저 작성할 때도 있다. 사실 본문과 인트로는 더 잘 써지는 것을 먼저 작성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일반적인 글의 순서에 맞춰 '제목 - 인트로 - 본문 - 아웃트로' 순서로 설명할 예정이다.
이전에 쓴 글에서도 말했지만 내용을 정확하게 요약하는 동시에, 클릭을 유도하는 제목이 가장 좋은 제목이다. 내용만 정확하게 요약하고 클릭 유도를 하지 못한다면 논문 제목이고, 반대로 클릭만 유도하고 내용을 정확하게 요약하지 못한다면 낚시 제목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제목 작성이 어려운 것이다. 제목 작성은 낚시와 노잼 사이의 줄타기다.
제목은 짧을수록 좋다. 짧은 글에 익숙해지고, 콘텐츠 길이가 더 짧아지는 요즘 긴 제목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다. 또 컴퓨터보다 모바일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주류가 됐다. 컴퓨터보다 화면이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제목이 길면 잘리거나, 두 줄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두 줄로 나오는 경우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제목이 잘리는 경우라면, 제목을 통해 고객들의 흥미를 끌기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제목은 무조건 짧은 것이 좋고, 발행 전 꼭 모바일에서의 가독성을 테스트해봐야 한다.
내용을 정확하게 요약하고, 고객들의 흥미도 끌어야 하고, 길이도 짧아야 하고... 이래저래 제목 짓는 건 정말 어렵다. 그래서 잘 쓴 제목 한 줄이, 카피라이팅 한 줄이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오래오래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거 아닐까 싶다.
인트로를 작성할 때는 가장 먼저 고객이 겪는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고객을 구체적으로 설정할수록 고객에게 공감하기 쉬워진다.
1~3년 차 주니어 중 일을 잘하고 싶다는 열의를 가진 고객을 대상으로 '일 잘하는 법을 담은 온라인 강의'를 판매한다고 예시를 들어보자. 다음과 같이 공감을 보여줄 수 있다. "처음 입사할 때는 무슨 일이든 다 잘 해낼 줄 알았는데, 막상 일해보니 생각보다 맘대로 잘 되지 않지?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촉박해서 야근하기 일쑤에... 그 와중에 또 새로운 일이 들어와서 뭐부터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생각 많이 들지?" 그다음 이를 더 구체화시키고, 브랜드의 톤 앤 매너에 맞게 문장을 수정한다.
고객의 문제에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면, 콘텐츠에 이에 대한 해법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이 콘텐츠를 봐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며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다.
위의 예시를 계속 사용해 설명한다면, 고객을 설득하는 문장을 다음처럼 작성할 수 있다. "내가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일 잘하는 법을 쉽게 알려줄게. 시간 관리, 커뮤니케이션, 문서 작성법이 쉬워지는 팁을 알려줄 테니까 스크롤 내려서 이 글 꼭 봐."
공감 문장과 마찬가지로 이를 다듬어서 문장을 완성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친한 친구에게 설명하듯이 반말로 초안을 작성한다. 이렇게 고객이 겪는 문제에 대한 공감을 나타내는 문장과, 콘텐츠를 보도록 고객을 설득하는 문장을 작성하면 인트로 작성은 끝난다.
보통 팁&지식 콘텐츠를 만들면 본문에서 하나의 메시지에 관해 여러 세부적인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다. 계속 위의 예시를 사용한다면, '일 잘하는 법'이라는 하나의 메시지 안에 '시간관리', '커뮤니케이션' '문서 작성'이라는 3가지의 세부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때 3가지 세부 내용을 두서없이 풀어놓는 것이 아니라, 유형화해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콘텐츠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유형화다. 유형화를 사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고객들이 메시지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종의 프레임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친숙한 유형화를 사용해도 좋고,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참신한 유형화를 사용해도 좋다. 단, 참신한 유형화를 사용할 때는 자신만의 논리가 탄탄해야 하며 고객들이 봤을 때 직관적으로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친구들과 '일 잘하는 것'에 관해 편하게 얘기할 때는, 저 3가지의 세부 내용을 두서없이 말해도 괜찮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콘텐츠에서는 그러면 안된다.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고객들이 이를 쉽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본문을 작성할 때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팁&지식 콘텐츠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또한 너무 뻔해서 쉽거나 혹은 너무 전문적이어서 어렵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일 잘하는 방법 중 시간 관리 내용을 설명할 때의 나쁜 예시는 다음과 같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간 관리를 해야 돼."라고만 말하는 것이다. 이건 누구나 다 알기 때문에,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일 잘하는 법'에 대해 잔뜩 기대를 한 고객들이라면 실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반면 구체적으로 팁&지식을 알려주는 좋은 예시는 다음과 같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간 관리를 해야 돼. 유용하게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Time Block 기법을 알려줄게. 이건 하루 일정을 미리 계획해서 해야 할 일에 필요한 시간을 각 할 일에 할당하는 방법이야. 어떻게 하면 되냐면 ~" 이 예시에서는 구체적으로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는 Time Block 기법을 알려준다. 이처럼 구체적으로 메시지와 내용을 작성할수록, 더 탄탄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텍스트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독성도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요소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듯이, 가독성은 콘텐츠에 대한 고객들의 흥미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만약 이 글도 모든 내용이 공백이나 볼드 없이 작성되었다면 끝까지 읽는 건 고사하고, 바로 뒤로 가기를 누르는 고객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고객들에게 메시지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가독성을 신경 쓰는 것도 중요하다.
가독성을 높이는 주요한 방법으로는 넘버링, 볼드, 글자 배경색, 불렛, 인용구 표식 등이 있다. 콘텐츠의 내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하면 된다. 내용 자체가 엄청나게 많은데 내용상 넘버링이나 불렛을 사용하기 힘든 콘텐츠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글 중간중간에 핵심 내용을 소제목으로 넣어주면 가독성이 향상된다. 동시에 핵심 내용을 더 드러냄으로써 고객들의 흥미를 더 유발하는 효과도 있다.
아웃트로 단계에서는 가볍게 핵심 내용들을 요약한다. "내일부터 Time Block을 이용해 시간을 관리하고, 주장부터 먼저 말하는 방법을 통해 더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해봐."라고 문장을 작성하는 식이다. 넘버링과 불렛을 이용해서 요약을 하는 방법도 좋다. 요약을 하기 애매한 경우라면 독자에게 응원의 말을 쓰는 것도 좋다.
콘텐츠 자체가 팔아야 하는 제품이거나, 개인 브랜딩을 위해 글을 쓴다면 위의 내용까지만 작성해도 좋다. 그러나 여기까지 콘텐츠를 만든 궁극적인 이유는 고객이 우리 제품에 관심을 갖고, 우리 제품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결국 우리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아웃트로에서 본문과 연결 지어 제품을 소개한다. "위에서 말한 일 잘하는 법 3가지 잘 봤지? 혹시 내가 일하는 법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싶어? 아니면 혼자 하면 작심삼일이 될까 봐 걱정이니? 그렇다면 '일잘러 온라인 클래스'를 들어봐. 강사님이 일 잘하는 법을 더 쉽고 빠르게 가르쳐 주실 거야. 그리고 강사님이 매주 피드백을 해주시니까 작심삼일로 그치지 않고 일 잘하는 법을 진짜 습관으로 만들 수 있어."라고 말하며 고객들이 제품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단 명심해야 할 건, 제품에 대한 설명이나 설득 없이 콘텐츠 그 자체만으로도 100%의 완결성을 갖춰야 한다. 제품에 대한 설명과 설득은 콘텐츠의 완결성을 120%로 만드는 역할이지, 콘텐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치트키가 아니다.
콘텐츠에서 일 잘하는 법을 전부 알려줄 것처럼 말하다가, 정작 중요한 내용은 제품을 결제해야 볼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런 전략을 반드시 써야 하는 때도 있고, 이런 방법이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되는 때도 있다.
이런 전략은 브랜드의 충성도 높은 팬이 많을 때 유효하다. 애플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팬이 많지 않은 경우, 이러한 전략을 계속해서 쓸 경우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떨어질 리스크가 있다. 따라서 브랜드의 팬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자체만으로도 100%의 완결성을 갖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쭉 나만의 콘텐츠 제작 공식을 설명해 봤다. 나의 공식은 정석도 아니고 정답은 더더욱 아니다. 나에게 익숙한 공식일 뿐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공식은 없다. 다만 내 공식을 보고 콘텐츠를 만드는 마케터, 제작자들이 자신만의 제작 공식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