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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적게’라는 말에 숨겨진 잠재력

진짜 중요한 질문은 더하기, 빼기를 어떻게 잘 쓸 수 있을까

by ASH


1. 사람들이 무언가를 바꿀 때 가장 먼저 ‘더하는 것’을 떠올리기 때문에 ‘빼기’라는 선택지는 아예 생각조차 못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2. 빼기가 더하기만큼 효과적인데도 훨씬 덜 쓰이고 있다면, 그만큼 우리가 아직 활용하지 못한 잠재력이 남아 있다는 얘기입니다.


3. 전 세계 도시 곳곳에서 ‘포켓파크’(pocket park) 덕분에 도시 생활이 더 쾌적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작은 공원들은 대부분 낡은 건물 하나를 철거(빼기)하는 것만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공원이 특별한 이유는, 그 주변에 이미 다양한 ‘더하기’가 이루어진 환경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죠.


4. 빼기’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과거에 우리가 왜 이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했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무언가를 바꿀 때 본능적으로 ‘더하기’부터 떠올리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런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학습시키고 보상하는 환경이기 때문일 겁니다.


5. 물리학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우주 전체가 끝없이 복잡해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즉,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잘 알고 있습니다.


6. 생물학적으로도, 동물로서 우리는 먹이나 자원을 더 많이 얻으려는 본능, 그리고 주변 환경을 눈에 띄게 바꿔서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하기’ 쪽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7. 하지만 우리가 본능이나 엔트로피의 방향을 거스른다 해도, 최근의 문화적 영향 역시 ‘빼기’보다는 ‘더하기’에 힘을 실어줍니다. 인류 문명 자체가 기술, 교육,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더하기’로 정의되어 왔으니까요.


8.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더하기’에 집중해 왔고, 여태까지 그게 충분히 합리적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더하기’ 본능과 ‘더 많이’라는 문화가 우리의 생각, 도시, 그리고 일정까지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9. 결국 문제는 우리의 사고방식에 있는데, 다행히 해답도 바로 그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계속해서 ‘빼기’에 주목하자고 말한다고 해서 ‘더하기’를 부정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0. 근본적인 변화를 제대로 이끌어내고, 빼기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려면-그게 우리의 생각이든, 조직이든, 도시든-‘더할까, 뺄까(add or subtract)?’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더하고, 빼기(add and subtract)’라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11. ‘더하기냐, 빼기냐’라는 프레임에 갇히면, 두 가지가 서로 모순된다고 여기고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받게 됩니다.


12. 이런 논리적 사고가 항상 잘 작동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충돌하지 않는 아이디어들 사이에서 억지로 모순을 해결하려고 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13. 진짜 중요한 질문은 “더할까, 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둘 다 잘 쓸 수 있을까?”입니다.


14.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일정이나 생각을 바꾸는 데든, 새로운 발명품이나 정치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든, 정답은 하나일 수 없습니다. 변화라는 걸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있어 ‘더하기’와 ‘빼기’가 서로 보완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15. ‘빼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더 커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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