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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균 미국변호사 Jun 20. 2021

미국 USTA rating 알고리즘(복식)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최근 필자가 활동하는 지역의 테니스 봄 리그가 마무리되었다. 약 2~3년 전부터 미국에서 리그 경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에 경기 기록이 쌓이면서 필자의 등급이 정해졌는데, 저번 시즌과 이번 시즌 간의 차이에 대한 느낀 점과 등급(rating) 알고리즘에 대하여 간단하게 써 보려고 한다.


일단 필자에 대한 간단한 정보,

·필자는 비 선수 출신 동호인으로 테니스 구력은 20년 정도이고, 현재 나이는 만 36세이다.

·필자는 한국에서 동호인 전국 대회(신인부)에서 우승한 경력이 1회 있고, 최고 랭킹은 150위 권이었다.

·필자는 미국 이민 후 USTA리그에 2년 정도 출전한 기록으로 현재 4.5(컴퓨터 산정) 등급을 부여받았다.


필자가 자주 참여했던 지역 리그는 Arlington County Tennis Association League(줄여서 ACTA리그)로 Topdog이란 회사에서 제공하는 등급 계산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 회사에는 USTA의 등급 알고리즘을 라이선스 받아서 활용하고 있다. 즉, 필자의 ACTA리그 점수 계산은 USTA의 등급 계산 방법과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필자가 본인의 기록을 살펴본 바로 깨달은 점은,


·흔히 USTA rating은 4.0, 4.5, 5.0등으로 0.5를 단계로 나누어진다고 알고 있었지만, Topdog 계산법은 이보다 조금 더 세밀하게 소수점 세 자리까지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가능하다.

·복식경기의 결과에 따른 점수 변동 폭은 상대방 페어와 우리 편 페어의 상대적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즉, 상대방 페어의 점수가 우리 페어의 점수보다 월등하게 높을 경우, 우리가 지더라도 대등하게 경기를 이어갔다면 점수가 올라갈 수도 있다)


아래는 최근 필자가 치렀던 8경기의 경기 결과이다. (참고 필자의 영문 이름은 Asher Keam이다)

가장 최근 기록이 맨 위에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부터 필자의 기록을 확인하면 된다.


그림에는 총 세 가지의 Rating이 나오는데, 왼쪽부터 첫 번째는 승자팀의 실시간 등급, 두 번째는 패자팀의 실시간 등급이고, 마지막에는 필자 개인의 실시간 등급이다. (즉, 필자는 작년 시즌 마지막을 4.780으로 마쳤으며, 이번 시즌에는 4.648로 시즌을 마친 셈이다.)


기록에 따른 점수 변동 결과를 보면 점수 산정의 알고리즘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10/21 (미국은 연도가 제일 마지막에 오기 때문에, 올해 4월 10일에 치른 경기이다) 경기를 보면, 필자팀의 등급은 4.598이고, 상대팀의 등급은 4.726으로 상대방이 0.128 높다. 경기 결과는 역시 필자팀의 패배(3-6, 2-6). 그러나 이미 시작부터 실력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지더라도 등급의 하락폭(4.780 -> 4.756)이 적은 편(0.024)이었다.


재밌는 점은, 상대방 팀보다 월등한 등급을 가지고도 게임에서 어렵게 승리할 경우, 이겨도 오히려 점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4/18/21 경기(Youtube Video 링크)를 보면, 필자팀의 등급은 4.616이고 상대팀의 등급은 4.550으로 우리 팀의 우세한 상황(0.066)이었다. 그러나 우리 팀은 이러한 우세에도 불구하고 3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6-4, 4-6, 1-0으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팀은 "쉽게 이겼어야 하는 게임을 쉽게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게임에 이겼더라도 필자의 개인 등급은 소폭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4.756 -> 4.732) 


반대로, 상대방 팀보다 떨어지는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접전을 치른 경우 지더라도 점수가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5/22/21 경기를 보면, 상대방 등급은 4.708이며, 우리 편 등급은 4.430으로 시작부터 0.278이라는 큰 차이가 있었는데, 우리 팀이 생각보다 선전한 덕분에 3세트까지 이어지는 접전을 펼쳤고 아쉽게 3-6, 7-5, 0-1로 지긴 했지만, "당연히 졌어야 하는 게임을 접전으로 예상보다 오래 끌고 간 덕분"에 결과적으로 점수가 소폭 상승할 수 있었다. (4.612 -> 4.648)


다만, 이 통계를 통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은, 게임 득실 수에 따른 차이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한 것과 한 팀에서 본인과 파트너의 승패 기여도(?)를 어떻게 계산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가설을 세워 보자면, 게임 득실 수도 어느 정도 알고리즘에 계산이 되는 것 같고, 승패 기여도는 페어 중에 조금이라도 등급이 높은 쪽이 더 크게 받는 것 같다. (즉, 이겨도 상승폭이 크고 지면 하락폭이 더 큰)


마지막으로, 맨 오른쪽 칼럼을 보면 출전 포지션이 있다. 1D는 복식 1번 조이고, 2D는 복식 2번 조를 의미한다. 대회 규정상 1번 조가 가장 실력이 높은 조이며, 2번 조는 그다음 실력이 되어야 한다. 1번 조는 최대 9.5 조합이 가능하고, 2번 조는 9.0 조합이 가능하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4.26~4.75는 4.5로 간주되고, 4.76~5.25는 5.0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즉, 이 경우 9.5 페어를 만들 경우, 이론상 최강의 조합은 4.75(4.5 간주)+5.25(5.0 간주)=10.0(9.5 간주)의 조합이 가능하며, 최악의 경우 4.26(4.5 간주)+4.76(5.0 간주)=9.02(9.5 간주)의 조합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동일한 9.5라도 최대 0.98의 실질적 실력 격차가 생겨날 수 있다.


필자는 2020년 가을 시즌을 4.78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덕분에 이번 봄 시즌의 경우 불행하게도 5.0으로 간주되어 힘든 시즌을 보냈다. 왜냐면 필자의 실질적 실력은 4.5임에도 불구하고 파트너는 필자보다 못한 4.5파트너와 페어를 해야 하지만, 상대방은 실질적 실력이 5.0인 선수와 실질적 실력이 4.5인 파트너 조합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5/15/21 경기가 그 예이다. 아직도 0-6, 0-6 패배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Youtube Video 링크)


다행히도, 이번에 충분히 패를 쌓은(?) 결과로 필자는 다시 4.5로 간주될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필자는 다시 5.0 파트너와 페어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다음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는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 (물론 언젠가는 실력이 충분히 올라가서 실질적 실력을 갖춘 5.0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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