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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균 미국변호사 Nov 30. 2019

Paperless Law Office로 전환

스캐너, 클라우드, 아이패드의 삼박자

<Source: https://www.flickr.com/photos/intel_de/12987363064/>

개업을 한지 약 1년 반이 지나는 시점에서 현재는 paperless office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법정에 자주 가야 하고, 재판을 하다 보면 원본을 보관 혹은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완전 100% 모든 서류를 전산화 하긴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paperless로 가는 것이 자료 보관이나 정리의 측면에서 낫겠다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CLE(continuing legal education)나 트레이닝에 자주 참석을 하는데 정리한 내용을 보관하고, 찾는데 어려움을 겪다 보니 paperless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이제 약 1달 정도 지났는데, paperless로 가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핵심인 것 같다. 


1. 스캐너

2. 클라우드 저장소

3. 태블릿 PC


1. 스캐너

Paperless의 가장 핵심으로 웬만한 종이 자료를 쉽게 간편하게 전산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여러 자료조사 끝에 Fujitsu Scansnap iX500를 구매했는데, 아주 만족한다. 400불이 넘어가는 가격이지만 그만큼 사용도 편리하고 속도도 빠른 편이라 그만한 가치를 하는 것 같다. 마음에 드는 기능은 양면 스캔, 상하좌우 자동인식, 무선 연결 기능이다. 특히 무선 연결은 컴퓨터가 꺼져 있어도, 스캔을 하면 미리 정해진 클라우드 저장소(내 경우에는 구글 드라이브)로 스캔한 파일이 저장된다.


2. 클라우드 저장소

나는 원드라이브를 메인으로 쓰고, 구글 드라이브를 서브로 쓰고 있다. 구글과 원드라이브를 놓고 고민을 했는데, 윈도 10과 원드라이브의 동기화 기능이 편리하고, 오피스 365 구독을 하기 때문에 1 TB의 저장공간이 있다는 점, 그리고 아이패드 앱에서 오피스 어플(워드나 엑셀)이 있으면 클라우드 상에서 바로 편집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원드라이브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랩탑으로 작업한 내용이나 파일들을 클라우드에 동기화시켜 놓으면 언제든지 아이패드로 열어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패드로 작업한 내용도 클라우드에 동기화되고, 클라우드는 다시 내 컴퓨터와 동기화가 된다)


3. 태블릿 PC

사실 paperless를 하고 싶었지만, 마음에 드는 태블릿이 없어서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의 조합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바로 구매하고 paperless를 실행에 옮겼다.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로 결정했는데, 12.9인치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가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휴대성이 좋은 11인치를 했는데 잘한 것 같다. 그리고 용량은 어차피 클라우드가 있어서 64GB로 하고, 클라우드와의 연결성을 위해서 돈을 더 주고 셀룰라 모델을 선택했다. 그러다 보니 애플 펜슬까지 해서 세금 포함 약 1500불이 약간 안 되는 금액이 들어갔다. 그리고 모바일 사업자는 마침 버라이존에서 월 35불에 3G data only prepaid plan (현재는 프로모션이라 6G)이 있어서 이를 선택했다.


장점

일단 더 이상 노트하기 위해서 리걸 패드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필기를 할 일이 있으면 굿 노트 앱으로 했는데, 더 이상 기록한 내용을 찾기 위해서 헤맬 필요가 없어졌다. 트레이닝이나 강의를 들을 때도 미리 제공되는 PDF 파일에다가 주석을 달 수도 있고, 파일 관리 앱인 Documents에서도 주석 기능이 있어서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또 한 가지 편리해진 점은 두꺼운 법전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 전에는 재판으로 법원에 갈 때마다 두꺼운 형법/형사소송법/교통법 법전을 가지고 다녀야 했는데, 각각의 두께가 1인치가 넘어서 들고 다니기가 번거로웠는데, 출판사에서 ePub 형식의 전자책과 검색이 가능한 앱도 제공하고 있어서 이를 아이패드에 넣고 나니 종이책 법전을 쓸 일이 없어졌다. 랩탑을 들고 다닐 일도 적어졌다. 아이패드와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가 있으면 웬만한 간단한 이메일이나 문서 작성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다. 


단점

내 업무의 특성상 완전한 paperless로 갈 순 없기 때문에 여전히 종이로 된 파일철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 아닌 단점인 것 같다. 그리고 자료들을 스캔하기가 생각보다 귀찮다는 점이다. 특히 스태이플이 된 서류는 이를 일일이 제거하고 스캔해야 되는데 이게 은근히 번거롭다. 그리고 여전히 아이패드는 랩탑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는 못된다는 점이 아쉽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에 접속을 하더라도 모바일 웹사이트와 데스크톱 웹사이트의 차이는 여전히 있고(심지어 데스크톱 사이트를 요청하더라도), 어플들도 아직까진 윈도에서 사용하는 오피스나 어도비의 기능에는 한 80% 정도밖에 미치지 못해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결론

사실 paperless로 가는 것은 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업무 효율이 훨씬 좋아지고, 휴대성과 이동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종이와 잉크를 절약하기에 환경이 조금이나마 더 기여하게 된다는 뿌듯함도 있다) 사실 나는 최근까지도 만년필을 여러 개를 돌려가면서 쓸 정도로 필기구 덕후였는데, paperless의 편리함 덕분에 이제 업무상으로는 만년필/볼펜을 사용할 일이 아주 적어졌다. 앞으로 별 일이 없는 한 내 업무는 paperless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 김정균 변호사(버지니아/DC/뉴욕 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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