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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Han 한승환 Apr 01. 2019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몰락

-어떻게 국내 블록체인 산업은 해체당했나

The collapse of the domestic blockchain industry

-How the blockchain industry has been muti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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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산업의 몰락과 관련된 아이러니들


1. 거대한 전환

-개인이 통장을 만들어야 거래소 이용이 가능하지만, 거래소 이용 목적의 통장은 만들어주지 않는다.

-실명확인 가상계좌가 있는 곳만 거래소 운영을 하도록 제한했으나, 거래소는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수 없도록 되어있다.

-실명확인 가상계좌는 존재는 하지만 단 한번도 신규발급된 적은 없다.

-거래소 벌집계좌는 해지가 원칙이며, 이미 해지되고 있다.

-벌집계좌는 거래소가 선택한게 아니다. 금융위가 강제한 것이다. 그 어떤 거래소도 운영비용이 높고 안정성이 낮은 벌집계좌로 운영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2. 문제의 본질

-블록체인 산업이 해체된 본질적 이유는, 블록체인이 효용을 증명하지 못했거나, 유저를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투자자들 수익을 올려주지 못했다거나, 사업평가점수가 낮았다거나가 아니다. 애초에 자금유입이 원천차단되어 통해 성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산업은 자금줄이 막힌채 고사하고 있다. 그리고 고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균열이 고사시키는 행위에 정당성을 더하는 순환이 지속된다.


3. 해결방법

-규제를 하고있지도 않고 규제를 안하고 있지도 않다. 개인들의 정치적 발언과 함께 압력을 통해 그냥 막고만 있다. 규제를 풀어도 상관없고 풀지 않아도 상관없다. 대단한 것이 필요한것도 지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원칙만 명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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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전체 시가총액이 230조 규모이던 암호화폐 산업은 2018년 1월 8일, 900조 규모의 시가총액이 되며 최고점을 기록한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가장큰 시장점유율을 가지게 된다. 한국의 거래소가 전세계 1위와 3위를 기록한다. 빗썸은 이용자만 500만명 이상을 기록한다. (이후, 국내 시장은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점유율 1위를 하기도 한다)

*아래 글에서는 가상통화(정부명칭)와 암호화폐(업계명칭)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됨



<Coinmarketcap.com, 2018년 1월 8일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



1. 거대한 전환

모두가 설래는 마음으로 산업규모 1000조 시대를 바라볼 때, 한국에서는 하나의 소식이 발표된다.


2018년 1월 11일, 법무부의 박상기 장관이 “가상화폐는 도박이며,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같은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위한 입법이 필요”하며 “법무부와 부처간 조율했”다고 밝힌다.


2018년 1월 16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이자 경제부총리도 “거래소 폐쇄도 옵션이다”라고 밝힌다.


이후,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박상기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발언을 예로 "부처 간 협의와 입장 조율에 들어가기 전에 각 부처의 입장이 먼저 공개돼 정부 부처 간 엇박자나 혼선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질책성 발언이 잇따른다.

그럼에도 불구, 법무부장관, 금융위원장, 기획재정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가 한 목소리로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신생산업을 대상으로는 유래없는 수준의 적대적 응대로 볼 수 있다.

그 이후로, 당연히도 국내산업은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한다.




1) 외국인 거래금지와 실명확인 가상계좌 도입

2018년 1월 30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가입 및 거래’가 금지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중 하나였던 한국에서의 이 소식은 전세계에 대서특필된다. 시행 첫날,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실명확인 가상계좌’가 발급되고 적용된다. 거래소의 가입고객 중 해당 거래소가 실명확인 가상계좌 서비스를 받은 은행의 계좌가 없는 고객의 경우, 입금이 불가능해진다. 즉, 고객은 거래소와 제휴한 은행계좌만을 써야하므로, 해당 계좌가 없는 경우 은행에 가서 신규계좌를 개설해야만 거래가 가능해진다.


<2018년 1월 23일자 금융감독원 배포자료>



2018년 1월 23일자 금융감독원 배포자료를 보면, ‘신규 자금 유입 차단’과 ‘기존 거래소 계좌차단’을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이후, 거래량은 3개월만에 1/10 수준으로 대폭 하락한다. 실제 실명전환률은 30%로, 전환이 안되면 입금이 불가능하므로, 사실상 절반이상의 회원이 마비상태가 된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2018년 1월 6일 최고 2천 500만원 가량에서, 5월초 1천만원으로 하락한다. 사실상 추가 자본 유입이 없다면 시장확장은 불가능하므로, 누가 더 빠르게 탈출하냐의 눈치게임이 시작된다.




2) 은행창구지도 (개인)

개인이 통장을 개설함에 있어 거래목적을 확인한다. 다만, 한 가지가 추가되었는데 개설목적이 가상통화거래인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이 절차를 통해 가상통화거래 목적의 신규개설일 경우, 개설을 거부하게 된다. 거래소를 이용하고자 하는 개인은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지원하는 은행의 계좌를 개설해야하는데, 거래소 이용목적의 신규개설은 제한당하는 아이러니가 시작된다.


*개인이 통장을 만들어야 거래소 이용이 가능하지만, 거래소 이용 목적의 통장은 만들어주지 않는다.


<에너지경제뉴스, 농협창구의 안내문>




3) 은행창구지도 (거래소)

금융위에서 2018년 1월 24일 발표한 실명확인 가상계좌 제공 가능은행은 농협, 기업, 국민, 신한, 하나, 광주은행으로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농협, 기업, 신한은행만이 해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6개의 지정기관 중 실제로는 3개 기관만이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1월 30일, 최초 4개의 거래소에 가상계좌가 발급된다.

-빗썸: 농협

-코인원: 농협
-코빗: 신한

-업비트: 기업


그러나 은행들은 발급가능한 가상계좌의 수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거래가능한 회원의 수와 신규가입자를 통제한다.


이쯤되면 당연히 독자들도 예상하겠지만, 최초 4개의 거래소에 가상계좌가 발급된 이후,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는 단 하나도 없다. 제도가 있다고 주장은 했으나, 현실에서는 없는 제도가 되도록 창구지도가 지속돼온 덕분이다.


현재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 신청을 하는 경우, 은행문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해당 계좌의 용도가 가상통화 거래소인지를 묻는 절차가 있다. 해당 절차에서, 가상통화 거래소 목적으로 계좌개설을 원하는 경우, 개설을 거부하도록 하는게 금융위의 창구지도 지침이다. 즉,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명확인 가상계좌가 있는 곳만 거래소 운영을 하도록 제한했으나, 거래소는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수 없도록 되어있다. 아이러니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어야 대학을 갈 수 있는데 대학교 졸업장이 없으면 고등학교 졸업증을 주지 않는 셈이다.




4) 금융위의 무적논리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정부24, 금융위원회>


해당 문건에는 하기와 같은 조항들이 존재한다.

은행은 고객이 아래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고객의 금융거래를 거절하거나 종료하여야 합니다.

-고객확인을 거절하거나 요청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등 고객 확인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

-고객확인을 위해 제공한 정보를 신뢰할 수 없는 경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등 자금세탁의 위험이 특별히 높은 경우

-가상통화 취급업소임에도 이를 밝히지 않은 경우


<정부24, 금융위원회>

*가상통화 관련 은행서류 4종:

-집금계좌로 사용시 계좌해지 ‘확약서’

-이미 벌집계좌를 사용하는 가상통화 취급업소의 ‘현지실사 체크리스트’

-가상통화 취급여부 ‘확인서’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위 서류들은 은행에서 가상통화 취급업소가 받게되는 서류들이다. (보안사항이라 원본은 공개하지 않음)


위 서류들을 보면 매우 짜임새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a) 계좌개설시에 거래소 운영목적이면, 계좌발급이 거부된다.

b) 거래소가 운영목적을 밝히지 않고 개설하는 경우, 집금계좌로 사용시 계좌를 해지하겠다는 ‘확약서’를 쓴다. (집금계좌로 사용시 계좌해지 ‘확약서’)

c) 거래소인데 집금계좌를 발급하려면, 실명확인 가상계좌가 필요하다.

d) 그러나 실명확인 가상계좌는 거래소에 발급되지 않는다. (가상통화 취급여부 ‘확인서’)

e) 기존에, 집금계좌로 사용시 해지하겠다는 확약서를 쓰지 않은 업체의 경우, 실명확인 가상계좌가 없을시 거래가 정지된다.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d) 그러나 실명확인 가상계좌는 거래소에 발급되지 않는다. (가상통화 취급여부 ‘확인서’)


-a)와 b)를 통해 신규가 차단되고, c) d) e) d) e) d) e)의 순환구조를 통해 기존 거래소가 폐쇄된다.




5) 벌집계좌 심판

위 순환구조(무적논리)를 근거로 4개 거래소 외의 모든 거래소에 대한 심판이 시작된다.


이미 국내에 거래소가 100여개가 넘는데, 4개의 거래소를 제외한 모든 거래소들은 가상계좌 없이 운영을 하고 있다.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절차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든 거래소들이 심판받는다.


심지어, 2013년 오픈하고, 국내최초 비트코인 ATM을 도입하고 국내최초 금융기관들과 금융인증을 도입한 거래소인 ‘코인플러그(거래소 CPDAX)’와 신한은행에서 직접 투자받고 대표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블록체인 분과장인 2015년 오픈한 ‘스트리미(거래소 GOPAX)’도 계좌발급을 거부당하고 벌집계좌를 쓰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실명확인 가상계좌’란 원화 입금자의 이름을 은행에서 확인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를 통해, 거래소 이용고객과 해당 계좌에 입금한 입금자의 명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벌집계좌’란 일반 법인계좌로 사용자의 돈을 입금받고, 입금받을 때 사용자가 입력하는 코드를 통해 사용자를 구분하여 각 사용자의 계정에 포인트 등을 채워주는 계좌운용 방식을 뜻한다. 따라서 완벽한 실명확인(가입자와 입금자의 명의가 같은지 확인)은 어렵다. 물론, 대부분의 통신판매업자들은 실명확인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금융 어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이고, 심지어 은행조차도 실명확인(가입자와 입금자의 명의가 같은지 확인)하지 않는다. 은행간 개인정보 공유가 불법이기 때문에, 타은행 송금에서 실명확인은 불가능하다. (물론 영장이 있다면 개인정보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그 점은 거래소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자본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추적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실명확인 가상계좌는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반면, 벌집계좌를 쓰더라도, 암호화폐 거래내역이 확보된다면 AML(자금세탁방지)이 가능하다. 물론 이미 금융위는 해당 고삐를 조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명확인 가상계좌로 즉각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보이스피싱 근절이다. 보이스피싱은 피싱범이 사기를 쳐서, 특정 계좌에 입금을 하도록 할 때 발생한다. 문제는 보이스피싱범이 자신의 계좌가 아니라 대포통장을 쓴다는 점이다. 자신의 계좌를 쓴다면 특정이 되고 체포할 수 있다. 그러나 대포통장을 쓴다면 보이스피싱범을 잡기 쉽지 않다. 즉, 실명확인 가상계좌는 제3자가 보이스피싱범의 계좌에 입금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한다. 물론 은행들은 은행들간 실명확인 절차가 없기 때문에 보이스피싱범들의 온상이다. (결국 본질을 보면, 보이스피싱은 은행단에서 차단하지 못해 발생한다)


안타깝게도,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해주지 않으니, 거래소는 더 보이스피싱이나 돈세탁에 노출되게 되고, 제도권에 진입이 안되니 오히려 마음먹고 사기치는 이들이 더 큰 이익을 얻는 구조로 변하기 시작한다.


본질적으로, 벌집계좌는 거래소가 선택한게 아니다. 금융위가 강제한 것이다. 그 어떤 거래소도 운영비용이 높고 안정성이 낮은 벌집계좌로 운영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역시 아이러니다.




6) 전방위 금융기관 압박

규제기관이 시중은행들을 강하게 압박하니 시중은행들은 막대한 시장기회가 있어도 참여할 방법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나 인터넷 은행들이 실명확인 가상계좌 서비스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미 모든 인터넷은행과 증권사들에 암호화폐 관련 담당자들이 있다)


그러나 순식간에 제압당한다. 증권사가 거래소를 위한 계좌개설을 준비하자 순식간에 금융위가 “불법”이라는 강력한 언어로 진압한다. 인터넷은행도 거래소 대상 신규계좌 발급검토 기사가 나간지 불과 이틀만에 즉시 정정보도를 낸다. 공포가 시작된다.


당연한 결과로 수많은 기관과 기업들이 모두 산업에서 자본을 철수하거나 진입을 포기한다.

 

서두에 언급된, 법무부 장관의 발표 당시, 많은 사람들은 조소를 보냈다.
“폐쇄하겠다고 했더니 가격이 더올랐다”

“블록체인을 어떻게 멈추나”

“통제할 수 없다 국민 500만 이상이 쓰고 있다”


그러나 발표 전, 필자가 썼던 글에서는 정부가 실제 어떻게 암호화폐를 통제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2018년 1월 9일, “암호경제학: 정부, 암호화폐 그리고 거래소”의 “세번째 오류” 문단)


안타깝게도 당시 서술된 내용들이 실제 시행으로 옮겨졌고, 안타깝지만 잘 작동하고 있다.





2. 문제의 본질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1) 현실에 대한 인지

위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금융당국은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산업의 경제규모는 결국 유입되는 자본의 총액과 동일한데, 유입되는 자본을 원천차단함으로 산업이 통제된 것이다. 동시에 산업자체에 대한 인식을 대중에 주입함으로 성장가능성마저 정부의 통제권역으로 들여온다.


500만 국민의 이용자를 지닌 거대한 신생 첨단산업은, 이가 빠지고 영혼이 죽어가는 상태가 됐고 외부적으로는 위험하고 불안하며 철지난 산업으로 낙인찍혔다. 자본유입이 원천차단되고 죄인으로 낙인찍힌 산업은 성장동력이 끊어지고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만 가득한 무법상태가 된다.



2) 그러면 무언가를 증명하면 되는건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가치와 효용을 증명하는 것은 산업이 마주한 거대한 도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암호화폐 기술의 효용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가 산업을 쥐고 흔드는 것은 아니다.


이미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송금기술은, 그 어떤 송금방식보다 싸고, 빠르고, 투명하며, 글로벌 이체에 적합하다는 것을 전세계적으로 수없이 증명해왔다.


간편결제는 이미 40조 규모의 결제시장을 이루고 있고(2017년 기준), 해외송금도 20조 규모를 돌파했다(2017년 기준). 기본적인 자금흐름과 관련된 이체시장은 그 규모를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지급/청산/결제는 전국민의 매일의 삶을 크게 혁신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전국민은 매일 무언가를 결제하고 이체한다. 전세계의 수많은 영향력있는 사람들과 기업들, 그리고 모든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암호화폐/분산경제를 외친다. 이 정도로 초기부터 지구적인 관심을 받은 기술산업이 존재했던가라는 의문도 자연스럽다.


블록체인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기는 하지만, 증명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고 증명을 못해서 겪고 있는 난관도 아니다.



3) 국제사회와 블록체인

글로벌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굳이 광의의 블록체인을 보지 않아도, 암호화폐만 보더라도 그렇다.


일본:

일본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합법화된지 오래다. 일본의 아마존격인 라쿠텐(Rakuten)은 며칠전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를 취득한다. 야후 재팬(yahoo japan)은 5월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런칭한다. 네이버의 라인(Line)이미 거래소를 런칭했다. 자체 암호화폐도 발행해서 그들의 거래소 상장시켰다.


미국/유럽:

미국에서 거래소들은 자본시장법에 맞춰 영업한다. 코인베이스(Coinbase)는 SEC와 밀접히 공조하며, 토큰화된 증권자산의 상장에 대한 매우 앞선 논의들을 진행시켜나고 있다. SWIFT는 R3와 공조하여 이미 송금인프라에 대한 POC를 마친다. 리플은 이미 전세계의 은행들과 손잡고 암호화폐를 활용한 송금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미 실제 은행과 현실에서 송금시스템을 적용하는 단계에 와있다.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오버스톡(Overstock)은 토큰화된 증권을 전문적으로 상장시키는 거래소를 런칭했다. 페이스북(Facebook)페이스북코인을 발표한다. 트위터(Twitter)의 대표인 잭 도르시(Jack Dorsey)는 이미 오랜 비트코인의 팬이다. IBM가치안정화 토큰을 발행한다. JP Morgan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 오하이오주(Ohio State)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는다.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금융위/중앙은행(MAS,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가 직접 ICO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2018년 11월자 업데이트). 국내처럼 ICO를 막는 가이드라인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다.

 

놀랍게도, 모두 불과 지난 수개월간 일어난 일이다.


*번외:

국내 금융위에서는 2019년 3월 20일, ICO 실태조사를 언급하며 ICO 전면 불허 입장을 발표한다.

“기존 사업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일부 ‘리버스ICO’ 기업을 제외하고, 상당수는 프로젝트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2018년 말 기준 ICO를 완료한 19곳 중 18곳의 암호화폐 가격은 평균 67.7% 내려갔다”

“싱가포르도 내국인 대상 ICO의 경우에는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결국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1)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

2) 투자자가 돈을 못벌었다

3) 정작 싱가포르인들은 ICO참여 못한다


이 조사에 대응해 현대BS&C의 HDAC프로젝트에서는
“우리는 페이퍼컴퍼니 아니다”
“국내에서 절차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로 내몰렸을 뿐”
“금융감독원은 사실상 회사 기밀을 전부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
"기업비밀은 제외하다보니 쓸 수 있는 게 거의 없었고, 간단한 회사소개만 작성해 제출했는데 추가 조사는 없었다”

라고 응대하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벌어진다.



4) 금융당국의 인식

4-1) 규제샌드박스와 모인

싱가포르, 유럽, 일본 등을 포함한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시행되는 규제샌드박스 정책이 국내에서도 올해 도입됐다. 특정 범위나 기간 안에서 제한적으로 규제를 푸는 시도다. 2019년 1월 22일 정부차원에서 규제샌드박스가 발표된다. 국내 블록체인 업체인 ‘모인’도 암호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건으로 신청을 했다. 2월 14일에는 신청건들에 대한 1차 승인발표가 있었다. 모인은 승인이 보류되어 3월 2차 심의로 넘어갔다. 그러나 3월이 되자 모인을 제외한 모든 업체가 다뤄졌지만, 모인의 심의는 다시 연기된다. 4월 1일 오늘, 규제 샌드박스가 본격시행된다. 시행이 시작됐는데도, 모인은 심의는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모인의 심의결과 여부를 떠나, 유독 암호화폐에 매우 민감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취하는 것은 선택적 육성이나 의도적 통제로 비춰질 수 있다는게 업계의 의견이다.


4-2) 당국의 목적

금융당국은 블록체인이, 암호화폐가 혁신성이 부족하고 민생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할까봐 산업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그 부분을 판단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 단지, 통제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있다.


주식시장, 복권시장, 도박시장 모두 전국민이 피해자고 극소수만이 성공사례를 가진다. 그러나 이들 산업은 모두 정부가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한다.


다행히도, 현재 산업은 통제하기 좋도록 많이 길들여진 상태다. 찻잔속의 태풍은 잦아들었고, 뜨겁던 온도도 차게 식었다. 금융당국의 영향권은 공고해졌다. 따라서 향후에 정부주도의 성장이 주요 추진방식이 될 수 있어보인다. 해당 성장은 정부(정권)의 업적으로 이어진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금융당국이 산업의 자금줄을 틀어쥐고 고사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고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균열이 고사시키는 행위에 정당성을 더하는 순환이 지속된다.


블록체인 산업이 해체된 본질적 이유는, 블록체인이 효용을 증명하지 못했거나, 유저를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투자자들 수익을 올려주지 못했다거나, 사업평가점수가 낮았다거나가 아니다. 애초에 자금유입이 원천차단되어 통해 성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3. 해결방법

방법은 간단하다. 최초에는 자금유입경로가 생길 수 있으면 된다. 즉, 자금흐름의 게이트웨이 역할인 거래소의 영업권이 확보돼야한다는 얘기다. (물론 ICO나 실물경제에서 암호화폐로 결제되는 규모가 성장하면 되겠지만, 여전히 시작은 거래소다. 그 외에도 많은 과제들이 뒤따라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이미 이 주제는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서, 비지니스를 성공시킨다고 해서, 투자를 유치한다고 해서, 해외와 성공사례를 만든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섰다. 그리고 ‘정치(politics)’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이미 정치 아젠다화 되어버린 주제는, 더 이상 산업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산업의 업체들이 모여 협회, 산업협회, 산업진흥협회, 협의회 등 수많은 곳들이 만들어졌지만, 그 어느곳도 산업의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정부와 대화할 수 있는 협상력도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힘을 잃고 있다.


금융당국은 규제를 하고있지도 않고 규제를 안하고 있지도 않다. 개인들의 정치적 발언과 함께 압력을 통해 그냥 막고만 있는 실정이다. 애매한 입장이 1년반여경 지속됐다. 규제를 풀어도 상관없고 풀지 않아도 상관없다. 대단한 것이 필요한것도 지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원칙만 명확하면 된다.


명확한 ‘입법권자/입법기관’들의 목소리와 드라이브가 필요한 것도 그 이유다. 이용자만 500만이 넘는 거대한 산업이고 혁신의 영역이 전국민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제 / 이체 / 금융을 혁신 주제로 삼는 산업인데 이를 대변하는 입법권자들의 목소리가 모이지 못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산업은 국내에서 정치 아젠다화됐다. 정치 영역의 목소리와 추진이 더해지는게 중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민감한 주제들이라 용기가 필요하지만 결국 다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 언젠간 필요한 요소들이 채워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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