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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by 우주언

시끌벅적한 골목, 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들어간다.

여러 잡음과 사람들의 소리, 생선의 비릿한 냄새와 바닥에 흥건히 고인 생선 물

나는 이곳이 영 불쾌하기만 하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다녀본다.

혼자 바닥을 보며 무늬를 세어가 본다던가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손에 들린 비닐봉지를 유심히 본다던가

고개를 젖혀 시장 천장의 알록달록한 지붕을 감상한다던가

나도 나름대로의 심심풀이를 해본다.

시장 골목을 들어갈수록 길이 많아지고 어린 내게는 불쾌하게만 느껴지는 냄새들이 풍겨온다.

나는 어머니의 손을 흔들며 불쾌한 내색을 내지만 그마저도 다시 끌려다닌다.


정신 차려보면 나는 시장 골목의 끝에 다다라있다.

그저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겠지만 다시 파랗기만 한 하늘을 보며 약간의 아쉬움과 기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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