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구석 속 옛날에 쓰던 낡은 캠코더를 꺼내본다
캠코더 옆에 보관되던 메모리 카드를 넣고
삑삑- 하며 버튼을 눌러본다
작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 맛있어? ”
익숙한 남성이다
나의 아버지
“ 아빠도 먹어봐 ”
나의 아버지에게 치즈 케이크를 잘라 건네는 여성
나의 언니
셋이서 갔던 여행 영상이 담겨있었다
나는 홀린 듯이 작은 캠코더 화면만 바라볼 뿐이었다
지직 거리며 갈라지는 음성
낮은 화질의 영상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이는 세 부녀의 모습이 그립기만 하였다
영상을 끄고선 다시 깊은 서랍 속에 넣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