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이 온 뒤에야 알게 되었다...
형아랑 누나는 나를 자주 안아줘요.
특히 형아는 애기 안 듯이 나를 안아서 저렇게 눈 맞추는 걸 좋아하는데, 나도 별로 싫지는 않아요.
그렇기도 하고, 내가 별로 큰 고양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최근 새로운 파이 녀석을 보고는 조금 충격을 받았어요.
이 녀석이 작은 건지, 내가 큰 건지는 모르겠지만 파이는 내가 못 가는 걸, 아니 가려고 생각조차 안 해본 곳을 자유롭게 다니더라고요. 그게 돼??
저 발판은 밟고 올라가는 건 줄로만 알았지 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거든요.
요새 내가 좀 파이를 쫓아다니면서 귀찮게 굴었더니 도망가다가 '어?' '어??'
저 아래로 들어가더군요. 그게 돼???
여긴 더 충격이었는데, 전 저기 공간이 있는 줄도 몰랐거든요.
그런데 파이는 저 위에 들어가더니 편한 자세로 떡 눕더라고요.
그게 돼??
나는 작은 고양이가 아니었나...
내가 큰 건가, 파이가 작은 건가.
둘 다 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