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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Sep 27. 2018

9. 처음 맞는 자영업자의 연휴

그리고 군산에서 처음 맞는 연휴

대체 휴일까지, 어제로 모든 추석 연휴가 끝이 났다. 내게 있어 추석 및 명절 연휴란 크게 결혼 전과 후로 나뉘는데, 이제 여기에 자영업자로서의 연휴가 하나 더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결혼 전에 명절 연휴란 그야말로 혼자서 휴일을 만끽하는 시간으로서 먹을 게 오히려 변변치 않았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긴 시간 마음껏 쉴 수 있는 기간이었다. 결혼 후 명절 연휴란 처가 댁이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조도인 덕에 오랜 시간의 운전과 더불어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던 기간이 되었다. 


그리고 자영업자가 되어 처음 맞게 된 추석 연휴. 또한 군산에서 처음 맞는 연휴이기도 했다. 보통 같으면 조도에 몇 일가서 쉬다 오는 것이 주된 일정이었겠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좀 달랐다. 아내와 아이를 팽목항까지 데려다주고 와서 정기 휴일인 월요일 하루만 쉬고, 그다음 날과 그다음 날은 매장에 나와 영업을 했다. 특히 셋 째날은 다시 가족을 데려와야 해서 새벽까지 팽목항으로 날아간 다음에 군산으로 오자마자 매장으로 출근해야 했는데, 그 날 내 모습을 본 손님들은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몰골이 퀭하니 그지없었다.


군산에서 맞는 첫 번째 연휴라 이 곳은 명절 연휴에 사람이 많은 곳인지 오히려 적은 곳인지 알 수 없었는데, 결과는 전자였다. 거의 연휴 내내 평소 토요일과 같은 사람들이 있었고 오히려 가족 단위로 찾은 손님 위주여서 매장에 한꺼번에 30명 가까이 들어 차는 일도 종종 있을 정도였다. 20명이 넘어가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될 수준인데, 30명이 넘어가니 절로 정신줄을 붙잡게 되더라.


이번 연휴를 근무하고 나니 이제는 조금이나마 남들이 쉬는 날에 일하는 것이 적응된 느낌이다. 일 자체가 적응되었다기보다는 집에 있으니 얼른 나가서 일을 해야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 '놀면 뭐하나'라는 생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냥 저절로 매장을 오픈하고 손님을 받는 것이 맘이 조금 더 편하달까. 놀라운 변화다.


그렇게 폭풍 같았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이제 다시 한산한 평일의 군산이 돌아왔다. 이 평온함이 그리울 줄이야. 하지만 곧 또 토요일, 그리고 담주엔 주중에 또 군산시 자체 행사가 있어 바쁠 예정이다. 바쁜 만큼 장사도 잘 되었으면.


문 닫기 직전의 매장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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