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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Oct 21. 2018

14. 이상한 음반 가게

그렇게 더 이상해져라~

종종 이렇게 묻는 손님들이 생겼다.


'여기 무슨 영화 CD 있어요?'

'7080 영화 음악 CD 있나요?'


가게 밖에 음반을 판매한다는 내용을 적어두었다 보니 간혹 이렇게 들어오셔서 묻는 분들이 생겼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오해하실까 봐 아예 OST LP, TAPE이라고만 적어두었는데 당연히 그래도 묻는 분들이 계신다.


LP, 바이닐. 다들 한 번씩 쳐다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저희는 LP랑 카세트테이프만 있어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그런데 그렇게 대답하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음반을 파는 가게인데 CD는 없고 LP랑 심지어 카세트테이프만 판다니. 누가 들으면 진짜 이상한 가게다 라고 여길 듯 싶었다. 내가 봐도.


바이닐과 카세트테이프가 다시 유행을 타기 시작한 지 제법 되었지만, 그 이전에도 이미 CD는 스트리밍에 밀려 거의 사라지듯 한 포맷이었다. 나도 아주 간혹 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만 골라서 사곤 했으니까.


LP와 카세트테이프가 다시 인기를 끌게 된 건 레트로가 전체적으로 레트로가 유행하면서인 탓도 있지만, 그냥 지금 기준으로 보았을 때 둘 다 디자인적으로 예쁘기 때문이다. LP는 시원시원한 아트웍의 커버가 소장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여기에 컬러 프린팅 한정반도 한몫했고), 카세트테이프는 더 이상 구하기 힘들다는 희소성과 더불어 디자인적으로 예쁜 것이 갖고 싶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같은 이유라면 과연 CD도 언제가 유행을 다시 타게 될 수 있을까 싶었다. CD도 점점 더 희소성이 더 해질 텐데 과연 같은 이유로 유행이 될 수 있을까? 사실 지금 기준으로는 CD 패키지가 그렇게 이뻐 보이지는 않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카세트테이프를 한참 듣던 시절에는 테이프가 예쁘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해봤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시간이 흘러 어느 지점, 어느 바람에 다시 보게 된 CD도 그런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아.... 미리미리 영화음악 CD도 더 수집을 해두어야 하나. 흑.


카세트테이프는 지금 봐도 예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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