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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Nov 25. 2018

19. 강한 결계가 쳐 있어

많은 이가 두려워하며 발길을 돌린다 쩝.

가게에 한 가지 단점이라면 전면을 덮고 있는 유리창이 매우 불투명해 낮에는 밖에서 안이 전혀 보이지가 않는다는 점이다. 전체가 유리창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점은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매우 불리한 점이 아닐 수 없는데, 안 그래도 흔한 가게가 아니다 보니 정확히 뭐 하는 곳인지 아직도 긴가 민가 하시는 분들이 많은 차에 밖에서 쉽게 안을 확인할 수 없는 구조는 더 많은 용기가 부족한 손님들의 갈길을 재촉하고 만다.


그렇다 보니 호기심 많은 분들은 창에 기대어 손으로 유리창에 그늘을 만들고는 안을 들여다보는 일이 자주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와 눈을 마주치면 서로 뻘쭘해하곤 한다 (저번에 어떤 분은 분명 눈이 마주쳤는데도 뻘쭘해 하기는커녕 계속 노려보시길래 혹시 나를 못 본건가 싶어 살짝 소름 돋기도 했다). 


여름에는 그래도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어서 그나마 나았는데, 이젠 낮에도 기온이 정말 낮아서 문을 열어 두고 장사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렇다 보니 예전보다 더 많이 창 밖에서 가게를 바라보며 머뭇거리는 분들을 가게 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나 혼자 주문을 걸곤 한다.


'들어오세요, 해치지 않아요~' 혹은 '무섭지? 못 들어올걸?' 하며 장난치기도 하고.

이렇게 가게 밖에서 안을 궁금해하며 선뜻 문을 열어보지 못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혹시 가게 밖에 어떤 용한 주술사가 강한 결계라도 쳐 놓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지간한 담력이나 기가 강한 자가 아니고서는 쉽게 깨기 힘든 강한 결계.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결계인가! (나는 원하지 않았어!)


* 아이러니하게도 낮에 안이 전혀 들여다보이지 않는 이 유리창은 해가 지고 나면 안이 너무 선명하게 잘 보여서 민망하게 만들기도 한다. 도대체가 중간이라곤 없는 유리창이다.


강한 결계에 둘러쌓인 가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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