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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Feb 17. 2019

31. 감독님, 난 지금입니다

극성수기 2월로 밝혀져...

바로 며칠 전에 주문 건수 90건에 판매 제품 개수 249개를 기록하며 말 그대로 '기록적'인 영업에 스스로 혀를 내둘렀었는데, 기록은 스스로 깨는 자를 돕는다고 했나 (이거 아니잖아..) 바로 어제 그 기록이 깨졌다. 깨진 정도가 아주 산산조각이라 혀를 내두르는 것으로는 모자랄 정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을 쓰면 쓸수록 내가 이 말을 자주 쓴다는 걸 알게 된다. 나는 언제부터 결론부터 말하길 좋아했나) 어제 기록한 주문 건수는 109건 그리고 판매 제품 개수는 331개다. 무려 같은 부사를 쓰지 않은 것은 쓸 겨를도 없을 정도로 놀랐기 때문이다. 90건의 주문을 기록하고 나서 기록적이라는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단순히 그동안 주문건 보다 월등히 많은 숫자 때문만이 아니었다. 직접 경험해본 결과 90건 이상 주문이 들어온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거의 20건 가까이 많은 숫자를 기록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지난 기록에 비해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매출 기록도 경신했다는 점인데, 기존 최고 매출액보다 30만 원 이상 더 매출을 올렸다. 천 원짜리 엽서 1,2장 사는 주문 건수가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가게에서 30만 원을 더 판매했다는 건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아직 군산에서 영업 1년이 안 된 상태에서 그냥 주변 분들의 말을 듣고는 여름이 성수기라 알고 있어서 오픈 초기가 성수기고 겨울은 비성수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주로 10대 후반, 20대 초반 여성 손님이 많은 우리 가게의 특성상 학생들 방학기간이 완벽한 타이밍이었던 것이다. 1월 후반부터 매출이 심상치가 않더니 2월은 정말 이제 반절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벌써 한 달 최고 매출 기록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그렇다. 2월은 우리 가게에 극성수기였던 것이다.


평소 타이트하게 주문량을 가져갔던 것도 있지만 1월 말부터는 내 수준에서는 비교적 여유 있게 주문을 했었는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바로 이전 주문을 해서 새로 받은 품목들마저 하루 이틀 만에 동이 나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루에 한 작가의 엽서를 100장 이상 판매하다니. 어제는 한 분이 아니라 두 분이나 각자 100장 이상 하루에 판매를 기록했다. 가히 엽서 맛집이라 할 만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 방학이 끝나면 계절상으로 봄은 오겠지만 우리에겐 뒤늦은 겨울이 찾아올 것 만 같다. 그래서 다른 보완 이벤트들을 준비 중인데 하나씩 잘해가다 보면 비성수기도 스쳐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어쨌든, 어제는 간헐적 단식 시작하기로 한 첫날이었는데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심리 상태와 몸 상태였다. 그래서 오랜만에 피자도 시켜먹었다. 간헐적 단식을 간헐적으로 시도한 것 정도로 일단 만족해야겠다.


이렇게 한적한 가게가 그립... 은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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