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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Apr 25. 2019

43. 통장 잔고가 조여 온다

1년은 까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잖아?

처음 가게를 오픈했을 때 '한 1년은 까먹는다는 생각으로 해보자. 맘 편하게'라고 했었는데 물론 저렇게 할 수 없을 거란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여러 번 그렇게 해보자고 소리 내어 말했던 것이고. 정말 1년은 시작하고 자리 잡는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지금까지의 상황은 계속 까먹기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초반과는 달리 어느 정도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는 중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흑자를 내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비를 계속 줄여보려고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생활비까지 해결하기에는 적은 매출이고, 비수기 때는 그 폭이 훨씬 더 커진다. 매장에서 판매할 물건을 매입하기 위해 자주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통장의 잔고를 안 보려고 해도 안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아주 자주 잔고가 늘고 줄고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매출이 많았던 성수기엔 꾸준히 잔고가 조금씩 늘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성수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점점 잔고가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요 근래는 특히 매출이 꾸준히 조금씩 줄고 있는 터라 인터넷 뱅킹을 할 때마다 심장이 쫄깃쫄깃 해진다. 예전 회사 다닐 때처럼 경영진에서 매출 압박을 매달 하는 것도 아닌데, 줄어드는 잔고를 보면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조여옴이 느껴진다. 


아마 회사 다닐 때는 그렇게 못했을 테지만 (그렇게 하면 안되지만), 그럴 때마다 '그래, 원래 1년은 까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잖아?' 하며 긍정적으로 조여옴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회사에서 그랬다간 큰 일 났겠지 ㅎ


아.. 5월은 어찌 되려나. 가정의 달은 이 군산이라는 여행지에 축복일까? 

4월은 정말 근근이 버텨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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