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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May 24. 2019

52. 의외로 아찔한 롤러코스터

이너 피스 이너 피스

최대한 안 그러려고 노력 중이지만, 그 노력의 강도가 자꾸 높아만 갈 정도로 마음의 평점심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회사 생활할 때도 참 우여곡절에 파란만장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서 겪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사건 별로 일어나는 편이었다. 그런데 자영업은 사건 하나에 한정되기보다는 그냥 모든 상황에서 겪게 되는 것 같다. 


오랫동안 판매가 되지 않아 아픈 손가락이었던 아이템이 판매될 땐 실제 판매된 금액 이상의 감동마저 느끼게 되고, 또 가격대가 있는 LP가 몇 장씩 쉽게 쉽게 나가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흥분되곤 한다. 흥분된 당시에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지만 몇 시간만 흐른 뒤에 떠올려 보면 적잖이 들떴었다는 걸 깨닫곤 한다.


기분 좋은 것에 비해 다운되는 것은 나중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 강렬하게 느껴진다. 사실 매일매일 낭떠러지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만 같은 기분을 자주 느낀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할 수 없을 때, 어렵게 구한 제품이 미지근한 반응을 얻을 때, 동종업계에 있는 이들이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일 때 그리고 몇 발씩 더 나아갈 때. 한 없이 다운되고 추락하는 기분이 느껴진다. 


오늘 좀 그랬다. 노력해서 괜찮은 아이템과 매입 루트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대기업에서 손쉽게 유통하고 있는 걸 뒤늦게 확인하기도 했고, 어렵사리 입고한 아이템이 환율 때문에 입고 가격도 좋지 않았는데 반응도 지난번과 달리 미지근해 판매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수입으로 입고를 했는데 며칠 뒤에 라이선스로 정식 발매된다는 소식도 듣고. 


조용히 가게에 앉아 평화로운 음악도 듣고 읽고 싶은 책도 읽으며 피스풀 한 순간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내적 롤러코스터가 아찔하게 급하강한다. 


내일은 주말이다. 이런 롤러코스터 생각 날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쁜 하루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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