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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Jul 20. 2019

69. 태풍이 불면 기억해주세요

나를 잊지 말아요

주변 상인분들은 6~7월이 가장 힘들었다고 (매출이 적었다고) 말했었지만 대학생 방학이 시작된 터라 한 편으론 기대도 갖게 했던 7월. 우리는 성수기 비수기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평일과 주말 매출에 있어 어느 정도 목표하는 금액을 정해두고 운영 중이다. 뭐 목표를 달성해도 실패해도 자체적인 세운 기준이니 달라질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이 목표치를 두고 달성 여부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긴 한다.


그렇게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갖고 시작한 7월 영업은 비교적 성공적(?)이다. 평일 매출은 어제를 제외하면 (아... 뼈 아픈 어제의 매출 윽) 매번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좋았는데, 더 운이 좋았던 건 전체적으로 거리에 사람이 많았던 것이 아닌데 유독 우리만 기적적(?)으로 매출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일 (자체적) 목표치를 상회하고 괜찮은 매출을 올리고 있음에도 한 달의 딱 절반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았을 때 매출이 그런 기분만큼 나오질 않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왜냐하면 정말 대부분의 수치나 그로 인한 느낌은 잘 되는 달의 매출 수준이 나오고도 남을 것만 같은데, 막상 숫자로 기록된 매출을 보면 잘 안될 때의 매출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답은 바로 월 첫 번째 주말 매출 때문이었다. 우리는 관광지 인터라 사실상 주말 장사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평일과 주말의 매출 차이가 큰데, 이 첫 주말은 정말 한산했고 이런 한산함은 그대로 매출로 이어져 거의 평일 수준의 매출을 주말 이틀 사이에 기록했던 것이다. 이 타격이 어찌나 컸던지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 이후 평일 매출은 하루를 제외하면 모두가 목표치를 충분히 넘어서는 매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딱 이틀의 주말 매출이 저조했던 것 때문에 아직까지도 월 매출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가 정말 많이 온다


그래서 어제 태풍이 북상한다는 뉴스특보를 보며 가슴을 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주말에 딱 맞춰 북상한 태풍 때문에 영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되었던 것인데, 역시 거리에 사람이 없었던 것에 비하면 몹시 선방했으나 그래도 주말 매출로 보기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을 기록하고야 말았다 (지금 문을 닫는 중이니 갑자기 귀인이 방문해 거액을 구입하시지 않는 이상은 어렵게 됐다). 완전히 태풍과 함께 공을 치는 수준이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텐데, 그나마 이 정도면 선방했다는 수준을 기록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태풍이 불면 기억해주세요. 특히 주말에. 

저 멀리 군산에서 마음 졸이고 있는 이가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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