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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Jul 27. 2019

70. 비 오는 날엔 셰이프 오브 워터를

물속으로 풍덩

요 며칠 계속 태풍과 늦은 장마 때문에 종일 비가 내리는 날에 연속이다. 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매장 내 선곡도 달라진다. 요즘 같은 날씨엔 비와 함께 하늘이 어둡기 때문에 오후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어둑어둑할 때가 많다. 그럴 땐 낮 시간임에도 좀 차분한 음악들을 선곡하곤 하는데, 오늘은 폭우가 내리는 김에 이 때다 싶어 'Shape of Water' 사운드 트랙을 틀었다. 


이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창 밖 세차게 내리는 비와 함께 매장 안이 물로 가득 찬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정말 그렇다면 끔찍한 일이겠지만). 매장 안에 아무도 없을 땐 더욱. 갑자기 눈에 초록색 렌즈라도 착용한 것처럼 순간 온통 녹색이 되는 상상도 해본다. 


그러고 보니 요즘 추천하고픈 영화를 묻는 질문에 자주 '셰이프 오브 워터'를 얘기했던 것 같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 집에서 이 영화를 보면 그럴싸한 홈씨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더라도 돌비 애트모스 효과까지는 못 미치더라도 유사 홈씨어터의 효과는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었더라면 지금 당장 가게에서 잠깐이라도 볼 텐데, 아쉽지만 집에 가서 역시 잠깐이라도 블루레이로 감상해 봐야겠다. 그건 그렇고 쏟아지는 비와 함께 손님도 더 이상 오지 않을 모양이다. 그래도 마감 시간까지는 나 혼자 '셰이프 오브 워터'를 들으며 혹시나 올지도 모를 손님을 기다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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