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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Aug 17. 2019

76. 계산 돌파

제대로 계산했다면 하면 안 될 일이었지

요 며칠 올해 초 첫 경험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때와 비슷하게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터라 바쁘지만 기분 좋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대학생들 방학과 휴가, 동네 축제 기간 등이 겹친 덕인데, 그래도 한 번 겪어 봤기 때문인지 비교적 무덤덤하게 보내는 중이다. 


사실 이번 달 초만 해도 당장의 운영 비용이 없는 탓에 대출받을 시기를 따져보는 중이었다. 이번 주냐 다음 주냐를 놓고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다행히 매출이 계속 잘 나와주는 덕에, 아주 아슬아슬하기는 하지만 대출 없이 버텨내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이 사업 전체에 대한 계산을 해보게 되었다. 물론 처음 가게를 열며 과연 가능한 사업인가 계산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만 해도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어서 대략적인 가늠을 했을 뿐이라, 어쩌면 이제야 조금은 제대로 된 계산을 다시 해보게 된 셈이다 (물론 대략적인 계산을 해봤을 당시에는 하면 안 되는 것으로 계산이 나왔었다. 하하하). 


이번 계산 역시도 아주 정확하거나 구체적인 결과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대략의 수준이 조금은 정교해졌다는 점에서 봤을 때 의미 있는 계산이었는데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계산만으로 보자면 여전히 해서는 안 되는 마이너스 결과물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되는 매출액과 그 매출액 대비 마진율, 그리고 여기에 소요되는 운영비 및 직접적인 생활비를 따져봤을 때 최소한 마이너스는 나오지 않아야 그나마 잘되고 안됐을 때를 대비해 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안타깝게도 결과는 마이너스였다. 적지 않은 마이너스.


이 사업의 구조상 드라마틱하게 마진율을 높일 수도 없고, 생활비를 줄여보려 최대한 노력하기는 하겠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고 봤을 때 결국 유일한 돌파 방법은 매출액을 늘리는 것뿐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여기서 매출액을 더 늘릴 수 있는 방법도 몇 가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첫 째는 매장 공간의 규모를 늘려 더 많은 제품을 취급하는 것이고, 둘 째는 다른 곳에 일종의 분점을 내는 것이다. 


둘 다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확장이라 엄청 부담이 되는 방법들이다. 특히 다른 곳에 분점이라도 내게 될 경우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데, 이건 정말 다른 차원의 일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거나 혹은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가게를 연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과연 우리는 이 계산을 돌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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