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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Aug 25. 2020

80. 2주년, 갑자기

갑자기 다시 시작.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고, 불확실한 요소가 가득하니 일단 2년만 해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해보자. 2년 정도 해보면 어느 정도 결론을 낼 수 있겠지"


이렇게 얘기하고 서울에서 군산에 내려와 가게를 낸 지 오늘로 딱 2년이 되었다. 그렇다, 마이페이보릿 시네마스토어가 벌써 2주년을 맞았다. 2년이라는 시간을 돌이켜 보면 항상 어느 구간의 2년이던 빠르게 지나갔다고 느끼기 마련이지만, 처음 경험하는 것들로 가득 찼던 지난 2년은 정말 하루하루가 다이내믹한 시간들이었다. 고민스럽지만 행복한 시간들이었고. 


1주년이 되었을 때도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지만, 마이페이보릿은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고 천천히 가려는 계획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다. 2주년이 되어서 돌아봐도 이 평가는 그대로 일 것 같다. 할지 말지, 아니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던 온라인 스토어를 시작한 것은 코로나 시대에 앞서 신의 한 수가 되었고, 이제는 온라인을 안 했으면 어떡하려고 그랬나 싶을 정도로 우리의 매출 구조는 온라인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그렇게 일주일에 유일하게 쉬는 월요일 조차 택배 포장으로 인해 사실상 쉬지 못하게 될 정도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다른 한 편에서 계획 중이던 일들은 자연스럽게 미뤄졌다. 그중 하나가 글 쓰는 일과 관련된 것인데, 이 전 글을 쓸 때만 해도 곧 독립출판도 완성하고 (실제로 인디자인 파일을 80% 정도 완성하긴 했는데...) 몇 가지 새로운 프로젝트도 가능할 것만 같았지만 현실은 (놀랍게도) 아무것도 진행하지 못했다. 그 좋아하는 영화도 거의 못 보고 쓰고 싶은 글도 한 줄 새로 못 쓰다 보니 가게는 잘 되어도 마음 한편은 계속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그래서 갑자기. 2주년을 맞은 오늘.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잠이 들려는 나를 깨워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았다. 뭐라도 쓰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일단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운동하지 않았던 몸을 천천히 만들어 가듯이, 다시 천천히 조금씩 쓰기 시작하면 글쓰기도 점점 더 근육처럼 힘을 붙여갈 수 있겠지. 오늘은 이만하면 됐다!


2주년을 맞은 오늘. 마이페이보릿 시네마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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