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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Sep 17. 2020

83. 다시 온라인으로

어쩌다 온라인이 다시 메인이 되었나

코로나 시대. 작은 책방 주인, 작은 카페 주인, 나 같은 굿즈샵 주인 (사실 없지만). 다들 어떡하면 이 혹독한 시기를 버텨낼 수 있을까 갖은 아이디어를 짜내고 또 짜내는 중이다. 안 하던 배달을 하기도 하고, 이용하지 않던 홍보 채널을 활용하기도 하는 등 평소 같았으면 잘하지 않았을 일들을 통해 조금이라도 상황이 나아지도록 애쓰는 중이다.


우리도 매출의 중심이 온라인 스토어가 되어버린지 몇 달이 훌쩍 지났을 정도로, 많은 업무와 리소스의 중심이 온라인에 향해있다. 아마 다들 같은 심정일 텐데, 이런 작은 가게를 내는 사람들은 이 작은 규모를 그럭저럭 유지하며 소소하게 지내는 것이 대부분 목표였을 거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들 장대한 꿈들이....).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설령 하고 싶지 않더라도 온라인 채널의 적극 활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나도 가끔 문득 회의가 들 때가 있는데, 모든 중심이 온라인으로 가있다 보니 본래 계획했던 오프라인 중심의 소소한 기획들이 선보일 기회도 없이 취소되거나 아예 구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기획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이, 그저 오프라인 매장 한편에 어떤 코너를 만든다던지, 인테리어의 변화를 주어서 조금 더 손님들의 반응을 이끌어 낸다던지 하던 매장만의 작은 일들이 스스로 중요성을 잃고 있는 것 같아 종종 아쉽다. 그런 재미 만으로도 초반 가게를 운영했던 것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게 지금도 조금씩 더 온라인 스토어로 오프라인의 것들을 옮겨가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중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매장에서 손님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매장에서만 팔던 제품들을 어떻게든 온라인에도 소개해야 하는 분위기다. '재고'라는 건 마냥 사랑스럽지 않기 때문에 그 숫자가 조금이라도 커지는 순간 아주 커다란 위험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든 재고를 유지하는 것이 작은 가게를 하루라도 더 운영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언택트 시대에는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의 것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야 할 상황이다. 원하던 원하지 않든 간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시대가 될 것 같은데, 정말 작은 오프라인 가게들이 그때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나를 포함해) 걱정이 된다. 모두 온라인을 통해 유지하거나 혹은 더 잘 될 수도 있지만, 다들 그걸 원하는 건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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