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쉬타카 Jul 11. 2021

117. 마이, 페이, 보리

일단 이름이 생겼다


지난 5월 10일 태어난 뒷마당의 새끼 고양이 세 마리. 그동안 큰 문제없이 잘 크고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두 녀석에게 심상치 않은 문제가 생겼다. 아주 어린 새끼 고양이들에게 잘 걸리는 병인데, 눈물이 진물처럼 고이고 감기에 걸린 듯 기침도 하는 등 증세가 보였다. 세 마리 중에 두 마리에게 증세가 나타났는데, 한 마리는 둘째로 예상되는 오드아이의 하얀 녀석이고 다른 녀석은 막내로 예상되는 검고 흰 녀석이다. 


매일매일 출근해서 눈물과 얼굴을 닦아주기는 했지만 요 며칠 장마로 인해 계속 습한 날씨가 계속된 것이 독이 된 듯했다. 약을 한 번 타서 먹이긴 했는데 바로 좋아졌다가, 장마로 인해 며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더니 바로 또 증세가 심해졌다. 결국 병원에 데리고 가서 처방을 받고 다시 약을 먹이고 있는데, 결국 이 병은 다른 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컨디션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낫는 병이라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막내인 검은 아이가 다른 형제들보다 벌써 몸집도 차이나고 현저하게 운동량이 떨어져 걱정이다. 안약을 넣고 약을 먹일 때도 별다른 저항을 안 할 정도로 기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이 녀석들을 계속 뒷마당에서, 또 길고양이로 살게 놔둬야 할지. 아니면 건강해질 때까지만 이라도 다른 곳에서 관리를 해야 할지. 앞으로도 길고양이로 살아가야 할 이 녀석들을 너무 사람 손 타게 만드는 건 아닌지 고민이 많다. 사실 어미는 (이 녀석도 겨우 태어난 지 1년이 넘는 어린 녀석일 뿐이다) 벌써 우리 손을 탄 것 같다. 


막내만이라도 입양해서 키우는 건 어떨지 얘기가 나왔는데, 이미 두 마리의 고양이와 살고 있기도 하고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 몹시 조심스럽다. 


그 와중에 일단 아내가 세 녀석의 이름을 지었다. 우리 가게 이름을 따서 가장 건강한 첫 째 삼색이는 '마이'.

오드아이의 둘 째는 '페이', 그리고 가장 몸이 약한 막내는 '보리'. 얼른 건강하게 회복하자! 마이, 페이, 보리야!


(왼쪽부터) 마이, 페이, 보리






매거진의 이전글 116. 고마워요, 상순 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