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희망이 뒤섞인 청춘의 이름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유명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 (Rent)'의 원작자 조나단 라슨은 안타깝게도 7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만든 이 작품이 공연되기 하루 전날 서른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후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는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음악상 등을 비롯해 퓰리처상 등을 수상하여 아직까지도 최고의 뮤지컬 작품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조나단 라슨이 '렌트'를 준비하며 만들었던 작은 공연 작품이 하나 있다. 1991년 완성된 이 작품은 록 모놀로그 형식의 작품으로 라슨이 노래와 연주, 연기까지 모두 맡는 1인극으로 시작되었고 곧 3명이 공연하는 형태로 자리 잡았으며 오프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으나 큰 반향은 없었다고 한다. 그 작품이 바로 최근 영화화된 앤드류 가필드 주연 영화의 동명 원작 '틱, 틱... 붐!'이다.
라슨이 공연했던 '틱, 틱... 붐!'도 자전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었다. 여기에 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의 시선으로 이 공연과 조나단 라슨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자 한 작품이 영화 '틱, 틱... 붐'이다. 가난한 예술가로서 창작의 고통과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불안을 겪으며 결국은 더 큰 희망을 노래하고자 했던 이 이야기는, 유명한 뮤지컬 '해밀턴'의 주인공을 연기하기도 했던 배우 겸 감독 린-마누엘 미란다가 연출하고 앤드류 가필드가 조나단 라슨을 연기한 영화로 다시 만들어졌다.
세상을 떠난 이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가 만들었던 작품 자체를 영화화하는 조금은 특별한 프로젝트였기에 여러 가지로 부담되는 영화였을 텐데, 결과적으로 이들의 진심은 관객에게 어긋나지 않고 100%로 전달된다. 영화 '틱, 틱... 붐!'을 보고 나면 누구나 조나단 라슨의 부제를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게 되니 말이다. 그 중심에는 라슨을 연기한 앤드류 가필드가 있다. 앤드류 가필드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확실히 동년배의 다른 배우들보다 훨씬 더 모험적이고 다양한 선택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작품으로 그런 신뢰는 더욱 깊어졌다. 이 영화에서 만약 앤드류 가필드가 내뿜는 생기가 없었더라면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만큼 미워할 수 없는 이 젊은 예술가의 표상은 앤드류 가필드라는 또 다른 청춘의 얼굴(생기)로 완벽하게 그려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수록곡들이 정말 좋다. 첫 곡만 들어도 '이건 조나단 라슨의 노래구나' '렌트를 만든 사람 곡이 맞는구나'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시그니쳐 같은 가사들과 곡의 에너지를 영화음악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인상 깊게 본 이들이라면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조나단 라슨의 '틱, 틱... 붐!' 공연 실황 영상도 적극 추천한다. 아마 보는 내내 흐뭇하면서도 안타까운 미소를 짓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