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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틱... 붐!

불안과 희망이 뒤섞인 청춘의 이름

by 아쉬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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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틱... 붐! (tick, tick...Boom!, 2021)

불안과 희망이 뒤섞인 청춘의 이름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유명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 (Rent)'의 원작자 조나단 라슨은 안타깝게도 7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만든 이 작품이 공연되기 하루 전날 서른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후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는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음악상 등을 비롯해 퓰리처상 등을 수상하여 아직까지도 최고의 뮤지컬 작품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조나단 라슨이 '렌트'를 준비하며 만들었던 작은 공연 작품이 하나 있다. 1991년 완성된 이 작품은 록 모놀로그 형식의 작품으로 라슨이 노래와 연주, 연기까지 모두 맡는 1인극으로 시작되었고 곧 3명이 공연하는 형태로 자리 잡았으며 오프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으나 큰 반향은 없었다고 한다. 그 작품이 바로 최근 영화화된 앤드류 가필드 주연 영화의 동명 원작 '틱, 틱... 붐!'이다.


라슨이 공연했던 '틱, 틱... 붐!'도 자전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었다. 여기에 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의 시선으로 이 공연과 조나단 라슨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자 한 작품이 영화 '틱, 틱... 붐'이다. 가난한 예술가로서 창작의 고통과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불안을 겪으며 결국은 더 큰 희망을 노래하고자 했던 이 이야기는, 유명한 뮤지컬 '해밀턴'의 주인공을 연기하기도 했던 배우 겸 감독 린-마누엘 미란다가 연출하고 앤드류 가필드가 조나단 라슨을 연기한 영화로 다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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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이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가 만들었던 작품 자체를 영화화하는 조금은 특별한 프로젝트였기에 여러 가지로 부담되는 영화였을 텐데, 결과적으로 이들의 진심은 관객에게 어긋나지 않고 100%로 전달된다. 영화 '틱, 틱... 붐!'을 보고 나면 누구나 조나단 라슨의 부제를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게 되니 말이다. 그 중심에는 라슨을 연기한 앤드류 가필드가 있다. 앤드류 가필드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확실히 동년배의 다른 배우들보다 훨씬 더 모험적이고 다양한 선택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작품으로 그런 신뢰는 더욱 깊어졌다. 이 영화에서 만약 앤드류 가필드가 내뿜는 생기가 없었더라면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그들만의 이야기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만큼 미워할 수 없는 이 젊은 예술가의 표상은 앤드류 가필드라는 또 다른 청춘의 얼굴(생기)로 완벽하게 그려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수록곡들이 정말 좋다. 첫 곡만 들어도 '이건 조나단 라슨의 노래구나' '렌트를 만든 사람 곡이 맞는구나'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시그니쳐 같은 가사들과 곡의 에너지를 영화음악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인상 깊게 본 이들이라면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조나단 라슨의 '틱, 틱... 붐!' 공연 실황 영상도 적극 추천한다. 아마 보는 내내 흐뭇하면서도 안타까운 미소를 짓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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