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쉬타카 Feb 06. 2022

124. 자극받는 삶

스트레스 말고 에너지가 돼야지

나는 요즘 특히 더 자극에 민감하다. 본래도 민감했지만 내 가게를 운영하면서 더 그리 된 것 같다. 긍정적인 자극을 받기 위해 일부러 자극적인(널리 통용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영상이나 글들을 오랜 시간 검색하기도 하고, 일하는 과정 중 본의 아니게 부정적 자극을 받게 되는 순간들도 있다. 좋든 그렇지 않든, 요즘 나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분명 자극이다.


불만이나 불평, 비판부터 비난에 이르기까지 부정적인 자극은 제쳐두고, 긍정적인 자극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긍정적인 자극들만 다뤄도 그 안에 부정적인 것 못지않은 스트레스가 있기 때문이다.


내 포지션은 원하든 원치 않든 각기 다른 영역의 자극에 노출되어 있다. 요새는 사실상 원고료를 받고 쓰고 있는 글이 없으니 프리랜서라고 부르기도 뭐하지만, 글 쓰는 캐릭터로서 좋은 글을 쓰는 셀 수 없는 사람들에게 수도 없이 자극받는다. 기술적으로 훌륭한 글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에 관해 전문적인 영역에서 풀어낸 글들에도 그 수준에 자극받고, 문장력과 별개로 글을 읽고 난 뒤 무엇이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글을 발견하게 될 때 또 큰 자극을 받는다. 가끔은 그 자극이 '더 잘해야지!' '나도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라는 용기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또 가끔은 (아니 자주) 너무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글을 발견하곤 용기를 얻기 전에 스스로 한 없이 초라해지고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우울함에 빠져버리기도 한다.


글 외에 요 몇 년 사이 내가 특히 자극받고 있는 분야는 자신만의 브랜드, 사업을 일궈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주로 인터뷰나 영상 등을 통해 듣게 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아주 직접적인 자극이 되곤 하는데, 기운이 들기도 빠지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대부분 든든한 자양분이 된다. 이렇게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 가운데는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제법 가까운 지인들도 있다. 아는 사람의 이야기일수록 아무래도 더 자극의 강도가 세진다. 화자(대표)가 아니라 이야기 자체(브랜드)에 자극받을 때도 많다. 어떻게 저런 큰 규모를 운영하는 거지 싶은 반면, 정반대로 어떻게 저런 작은 규모로 이런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거지 싶기도 하다. 


매주 일요일 저녁이 되면 한 주간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글을 마이페이보릿 SNS에 올린다. 오늘도 느지막이 글을 남겼는데 대충 이런 글이었다.


'이것저것 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하루하루를 문제없이 해결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벅차 아쉽기만 하네요'


풀어쓰자면 이렇다. 

'여기저기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양한 자극들을 받는데, 그 에너지의 반의 반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어서 너무 답답하네요'. 

스스로에 대한 답답함이자 책망인데 결국 더 부지런해지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정답이 나와있는 문제다. 결론은 그 자극들에 무뎌지지 않으면서도 스트레스만 쌓여 부정적이 되지 않으려면 아주 조금씩이라도 더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내 등을 아주 살짝만 밀어내 보자. 너무 세게는 말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