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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Dec 30. 2015

11. 2015년과 2016년

파란만장 굴곡의 삶은 계속 이어지고...

어느덧 2015년도 이제 오늘과  내일밖에 남질 않았다. 사실 거의 실감이 나질 않는데 그나마 TV에서 매년  이때쯤 방영하는 각 방송국의 시상식이 없었다면 그나마도 느끼지 못했을 정도다. 


한 해를 돌아보게 될 때면 올해 만큼 파란만장하고 다사다난했던 해는 없었다는 얘기를 매년 업데이트하게 되는데, 2015년 역시 올해는 더 했다 라는 말을 또  업데이트해야겠다. 매년 과거를 망각해서인지 아니면 진짜 매년 더 파란만장해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내가 느끼는 2015년은 그 어느 해 보다 파란만장한 한 해였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간단히 정리해봐야겠다 싶었다.


1. 회사를 관뒀다


가장 큰 일이라면 역시 햇수로 8년을 다녔던 정든 회사를 스스로 떠난 일이다. 이 여파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하긴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이나 정성, 마음들이 어디 쉽게 사라지랴. 회사를 관두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뭐 역시 힘들어서 라고  단순화할 수 있을 텐데, 아이러니하게도 회사 생활을 통틀어 가장 힘든 일은 관두는 결정을 한 일이었다. 10년 가까이 내 삶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는 없었던 한 회사와의 이별은 예상했던 것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퇴사하고 나서 지금까지 몇 달 간 잘 지내고 있고, 완벽하게 계획이 맞아 들어가지 않아 힘겨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퇴사 결정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2. 새로운 식구


본래 함께 살았던 핸썸이 말고 아내가 본래 키우던 두 마리의 고양이 가운데 파이를 식구로 맞았다. 원래는 헤이와 파이 모두 함께 살기로 했었는데 헤이의 성격이 나머지 두 마리랑 너무 맞지 않아서 결국 파이만 키우기로 결정했다. 헤이는 아내의 본가로 보내 장인 장모님과 큰 형님이 잘 보살피고 계신다. 난 본능적으로 소외되거나 다수의 관심(애정)에서 멀어진 이들에게 애틋한 감정이 있는 편인데, 파이에게도 그랬었다. 아내가 첫 째인 헤이만 너무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파이가 더 안쓰러웠달까. 더불어 헤이의 성격 탓에 항상 기죽어 있는 파이가 안돼 보이기도 했고. 그래도 다행인 건 우리 집에 오고 나서는 보살 핸썸이와 함께여서인지 오히려 가끔 파이가 핸썸이 한테 시비를 거는 모습을 보면, 그간 얼마나 기죽어 살았나 싶기도 하다. 여하튼 요새는 아주 가끔이지만 애교도 부리고, 무엇보다 집에 완전히 적응한 것 같아서 보기 좋다.


왼쪽이 핸썸이, 오른쪽이 파이


3. 아빠가 된다는 소식


지난해의 결혼이 아직도 100% 실감 나지 않는 현실에서 더 믿어지지 않는 일이 생겼다.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었는데, 사실 아직도 잘 실감이 나질 않는다. 결혼이라는 것은 막연히 상상했을 때 어느 정도 느낌을 예상할 수는 있었는데, 아이가 생긴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인 것 같다. 내 아이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진짜 내가 아빠가 되는 건가? 내가 아는 나로 미뤄봤을 때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수동적 의미가 아니라 능동적 의미로 말이다. 


4. 작은 목표의 달성


2015년이 시작되었을 때 혼자 작게 시작한 목표가 있었다. 레고 스타워즈를 모으기 시작하면서 그냥 제품들을 모으는 것 말고 레고 스타워즈 미니 피규어들로만 하나의 장식장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한 달에  1~3개씩 조금씩 모았었는데, 후반기에 회사를 관두면서 잠시 주춤했으나 컬렉션을 완성하겠다는 일념 하게 결국 하나의 장식장을 멋진 컬렉션으로 완성했다. 이제 내년엔 어떤 컬렉션을 시작해볼까 고민 중이다. 제다이들로만 이뤄진 컬렉션을 하나 만들어볼까? 아니 제다이 미니 피규어가 저 정도 숫자가 나올까도 싶고. 아니면 스톰 트루퍼 들로만 컬렉션을 만들어 볼까도 싶다. 하나하나 완성해 가는 재미가 쏠쏠.



5. 처음 갖게 된 내 차


우리 집엔 대대로(?) 차가 없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자가용이라는 개념이 와 닿지 않았었는데, 올해 드디어 처음으로 내 차를 갖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는 회사에서 제공되는 차가 있어서 몇 달 간 이용하기도 했었는데, 회사를 관두게 되면서 큰  맘먹고 차를 하나 구입했다. 차를 선택하는 과정도 참 버라이어티 했는데, 아주 짧게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차는 결국 자기 맘에 드는 걸 사는 게 최고다. 어떤 차도 장단점이 있다. 결국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는 내 맘에 드는 차를 최종 선택하는 것이 진리다 (물론 종합적 평가를 다 보고 듣고 난 뒤의 얘기지만). 차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하면서부터 SUV를 사고 싶었었는데, 처음엔 더 큰 SUV 들도 고려했었지만 첫 차라는 점에서 좀 더 수준에 맞는 차를 최종 선택하게 되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지만 차 역시 구입하려고 보니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세 단계는 더 높은 레벨의 차까지 고려하게 되더라 ㅎ 폭스바겐이 스스로 잘못한 이유도 있지만, 어쨌든 결국은 좀 더 현실적으로 가성비 좋은 차인 티볼리를 첫 차로 구매. 요즘은 취미 같은 걸 쓸 일도 얘기할 곳도 거의 없지만, 있다면 드라이브를 쓰리라.



6. 그리고 2016년


2016년은 정말 어찌 될지 하나도 모르겠다. 보통은 회사를 다녔으니 그 안에서 생각하게 되는 여지가 그리 크지 않은데, 2016년은 정말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 그만큼 불안한 것도 사실. 지금처럼 소소하게 해오던  이런저런 글쓰기를 더 본격적으로 활발히 하게 될지, 전혀 다른 업종을 창업할지 아니면  오래전부터 꿈꿨던 대로 귀촌해 농사를 짓게 될지. 요새는 정말 내일은 어떻게 될까 라는 기대와 불안함이 매일매일 공존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렇게 이 매거진의 제목처럼 '무엇이 될지 모르는채' 2016년을 맞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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