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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Jan 22. 2016

13. 매일매일 스팸 전화와 맞서다

결국 내가 질 것만 같은 이 싸움..


스팸 전화와의 전쟁은 제법 오래되었다. 아마 나 같은 인내의 아이콘이 아니었다면 벌써 더 큰 다른 사고로 번졌을 만큼, 오래 계속되고 또  계속되었다. 스팸 전화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내 경우는 좀 독한 경우다.


일단 가장 일반적으로 빈번한 스팸 전화는 무작위로 전화나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다시 말해 사람이 하는 경우다. 대출이나 성인 관련 내용이 많은데 이는 말 그대로 무작위 임으로 자주 걸려온다 한들 불편을 느낄 정도는 사실 아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여러 앱 서비스 등을 통해 모르는 스팸 번호에 대해서도 미리 확인할 수 있거나 문자 등은 미리 지정된 번호나 문구들로 1차 필터링을 할 수 있어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겪고 있는 스팸 전화는 좀 독하다. 일단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다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 전화 횟수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많다. 처음에는 계속 전화가 오길래 당연히 몇 번 받아도 보았다. 하지만 이미  녹음된 성인 관련 내용이 10초 정도 흐르고 끊기는 형태였다. 이 형태는 이렇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 전화로 다시 전화하게 하는 스팸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오는 전화번호를 개별적으로 차단 처리를 했었는데 이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왜냐하면 스팸 전화를 하는 발신 번호를 자동 생성  기능쯤으로 만들어내 매번 비슷하지만 다른 번호로 전화하기 때문에 그 번호를 차단해 봐야 다시 그 똑같은 번호로 전화할 확률은 극히 낮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번호로 또 오는 경우는 1,2번 정도 빼고는 없었다). 


이 번호들은 완전히 다 다르지는 않지만 하나의 번호로 차단할 수 있는 수준의 연속성은 또 없었다. 이를 테면  02-90*-****으로 온다거나  02-20**-****으로, 또 050-23**-**** 등으로 온다거나 해서 공통의 번호 차단도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저렇게 대부분 번화를 받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는 번호로 전화가 오다 보니 번호가 뜨자마자 끊는 것은 가능했다. 이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가끔 오는 수준이면 그냥 귀찮아도 그러려니 할 텐데, 무시무시한 반복 횟수로 전화가 왔다. 하루에 거의 2,30통 가까이 오는 수준인데 이게 어떤 수준이냐면 최근 통화 목록에 전부 빨갛게 받지 않은 통화 내역만 도배가 되는 수준이다 (물론 내가 다른 사람이랑 전화를 잘 안 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 


그래서 전화가 오는 순간 번호를 확인하고는 바로 받지도 않고 끊어 버리는 일을 하루에도 수십 번 하고 있는데, 귀찮고 짜증 나고도 문제고 무엇보다 전화 벨이 울릴 때의 설렘이 없어져 버렸다는 게 제일 슬프다. 이런 소소한 설렘은 그깟 성인 스팸 전화 업체에 빼앗기다니.


그래서 한 번은 일부러 그 전화로 전화를 해서 부가비용이 발생하도록 하여 요금 결제 관련 문자를 받아 그 번호로 전화를 해보았다 (왜냐하면 스팸 전화 내용에 기본적으로 수신거부 안내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신거부 좀 제발 해달라고 요청해서 하겠다는 답변도 받았는데 결국 결과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실제로 수신거부 처리를 하지 않았을 확률도 있지만, 내가 봤을 땐 자신들도 다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그냥 막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과연 나는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아이폰 7이 나오면 휴대폰을 교체하면서 핸드폰을 구매한 이래 한 번도 바꾸지 않았던  전화번호를 바꿀까 까지 생각 중이다. 


진짜 별 것 때문에 다 괴롭다.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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