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인데 벌써 장마가 시작이다. 이번 장마는 7월 내내 계속된다는 예측도 있고 강수량도 많고 집중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 걱정이다. 우리 가게는 지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장마철 집중 호우에 비가 새는 곳이 있어서 조금 애를 먹었었다. 그래도 다행히 바로 며칠 전에 건물 방수 작업을 마쳤는데, 어젯밤 새벽 시간에 집중 호우가 내렸기에 별 문제는 없을지 일요일임에도 아침 일찍 가게에 점검차 다녀왔다. 다행히 아직은 비가 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남은 긴 장마 기간 동안 어떨지 모르겠다.
오프라인 매장 장사를 6년 정도 하다 보니 이런저런 외부 요인들에 직간접 영향을 받을 때가 많다. 크게는 모두가 겪었던 코로나 팬데믹도 있었고 우린 특히 달러나 엔화, 유로, 파운드까지 국제 환율에 큰 영향을 받는 편이다. 작게는 같은 기간 같은 소비층이 주목하는 대형 이벤트가 겹치거나, 주 타겟층인 대학교 방학과 개강 일정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 서울에 와서는 이제 1년이 좀 넘었는데 이런저런 외부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아직 예측이나 판단을 내릴 만큼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는 않았다.
군산 매장에 비해 덜하기는 하지만 서울 매장 역시 주말 매출의 비중이 큰 편이다. 하지만 분명히 차이가 있는데 점점 더 평일과 주말의 매출 차이가 대동소이한 추세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높은 매출로 비슷해진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 그 반대다. 이번 주말은 장마 소식이 있어서인지(하지만 비는 그쳤잖...) 아니면 발 디딜 틈도 없어 입장조차 지연되었다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손님들이 다 몰린 탓인지 주말임에도 정말 놀라울 정도로 한산했다. 여기서 놀랍다는 건 wow보다는 panic에 가깝다. 이 정도 규모의 매장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매출인데 최근 온라인 역시 아주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하루하루 어떤 돌파구가 있을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웃픈 이야기지만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 머릿속을 해킹한 것인지 45세 퇴사자분의 배달알바, 쿠팡 물류센터 근무 영상을 추천해 줘서 제법 심각하게 시청했다. 좋아하는 일을 유지하려면 좋아하지 않는 다른 일을 해야만 할 수도 있다는 건 몇 년 사이 꾸준한 압박인데, 점점 더 강도가 세지는 편이다.
여러 가지 돌파구를 모색하다 보니 될 법한 아이디어들부터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들까지 쏟아냈는데, 여력이 남아 있을 때 이 중 몇 가지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남은 2024년의 목표다. 말도 안 되는 걸 실행으로 옮겼는데 의외로 잘 될 수도 있고, 되겠지 싶은 계획이 박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비가 예상되는 7월. 며칠 전 완료한 방수 공사가 잘 버텨주길 바라며 새로운 한 달을 또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