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쉬타카 Jul 05. 2024

145. 간판과 클럽

과연 둘 다 가능할까?

1. 

군산 매장은 간판이 한참이나 없었다. 거의 1년 넘게. 그래도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었는데 가게는 오픈했으나 로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로고없이 한참을 또 간판 없이 한참이 지난 후에야 간판을 걸 수 있었다. 서울 매장도 어느덧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간판이 없다. 간판 역할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맡고 있는 초록색 출입문이 있긴 하지만(난 자의가 없...) 리뉴얼한 로고도 있고 공간도 있는데 아직까지도 간판을 달지 못했다. 사실 가게를 처음 할 때부터 간판에 원대한 꿈이 있었다. 영화관은 아니지만 영화관 같은 느낌을 주는 매장 외관과 간판. 하지만 군산 매장은 적산가옥이라 그런 간판을 걸 공간도 콘셉트도 맞지 않았다. 서울 매장도 지하에 위치해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 만의 간판을 걸 만한 공간이 존재한다. 원대한 꿈을 꾸다 보니 제대로 하고 싶어서 계속 미뤘었는데, 어쩌면 더 미루다 가는 영영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그래서 다시 갑자기 레퍼런스를 조사하고 업체를 검색하기를 며칠. 과연 이 장마가 끝나기 전에 멋진 간판이 있는 마이페이보릿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2.

서울에 매장을 내면서 인터뷰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화 상영 모임이나 저자와의 만남 혹은 영화 커뮤니티 등 다양한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종의 자기 세뇌를 해왔었다. 그렇다. 계획하고 있다는 건 말 그대로 '계획'하고 있다는 것뿐, 구체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것도 간판이랑 비슷한데 어쩌면 더 미루다 가는 영영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복붙 아님. 다시 썼어요). 그래서 어떤 모임(클럽)을 할 수 있을까 아이디어를 이것저것 내보는 중인데, 아무 계획 없이 재미있는 클럽명부터 짓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좋아하는 영화를 소개하고 왜 좋아하는지 다른 참석자에게 (영화의) 매력을 뽐내는 '씨네마 뽐내기 클럽'. 좋아하는 바이닐(CD)을 한 장씩 가져와 한 곡씩 함께 들어보고 그 곡의 얽힌 개인적 파노라마를 쏟아내는 '파노라마 리스닝클럽'. 매장에 정말 많이 방문하는 외국인 손님분들을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위 아 코리아나 클럽'. 쏟아지는 OTT 작품들 속에서 보석을 찾아 공유하는 '오티티티티프레질 클럽' 등등. 이게 될까 싶은 클럽 아이디어들만 양산하는 중이다.


사실 이런 모임을 계획(해야지)하면서도 선뜻 못했던 건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실지 겁이 났기 때문이다. 큰맘 먹고 공지도 하고 오픈했는데 아무도 신청을 안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 또 1분이나 2분만 신청해서 졸지에 개인면담이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 될 것 같은 그림이 비로소 보였을 때 착수하고자 했던 과거였다. '그런데 어쩌면 더 미루다 가는....'..... 그래서 적은 인원이라도 모임을 가질 만한 공간 정리를 마치는 대로 개인면담 클럽이라도 개최해 보자는 결심을 했다(차마 굳은 결심이라고는 못하겠다). 머지않아 모임 공지를 하게 된다면 부담 없이 신청해 주세요. 개인면담이 된다면 미리 알려드릴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매거진의 이전글 14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