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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Oct 23. 2015

나는 편안하다   

웃어라. 너희가 뭐라던 나는 편안하다.

다른 고양이들은 만나보질 못해서 모르겠는데, 나는 식빵 굽는 것도 물론 편하고,

옆으로 쭉쭉 드러 눕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처럼  주저앉는 걸 좋아해요.

사실 너무 사람처럼 앉는 것 같아서 형아랑 누나가 놀랄까 봐 최대한 이런 모습을 숨겨왔는데,

한 번 들키고 나서는, 귀찮기도 하고, 애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에 그냥 내려놨어요.

어떤 자세냐 하면, 대략 이런 자세예요.


나는 편안하다 #1


이렇게 사람처럼  주저앉으면 잘 안 닿는 배를 관리하기에도 좋고,

제법 편해요.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좀 아프기도 한데, 그럴 땐 좀 기대면 낫더라고요.

사실 이 자세는 제 일종의 시그니쳐 포즈 같은 거예요.


나는 편안하다 #2


너무 편해서인지 가끔 이렇게 나도 모르게 상념에 사로 잡히기도 하고.


나는 편안하다 #3


멋진 역광의 주인공이 되어 고풍스러운 느낌을 내기도 해요.


가끔 나도 사람처럼 등받이 의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아마 외출하고 돌아왔는데 내가 그러고 의자에 앉아있으면 까무러치겠죠?

아마 이 글을 보면 언젠가 사 올지도 모르겠어요 (약간 변태 같아서;;;)


나는 진짜 편안하다 #4  


형아는 이제 진지하게 내 허리를 좀 걱정하는 것 같은데,

그 맘이 갸륵해서 요즘은 좀 자제를 하는 편이에요.

사실 이 자세의 하이라이트는  주저앉은 상태에서 두 다리를 쭉 위로 올려서 V자를 만드는 건데,

이건 좀 선정적이라 차마 올리진 못하겠네요.


이렇게 또 하루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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