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ㅠㅠ
[하나. 169일]
돌도 안된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길 수는 없어서 결국 아빠인 내가 독박 육아를 하게 된 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었다. 그동안 육아일기도 자연스럽게 업데이트를 못했다. 그래도 오전 시간 조금과 저녁 늦은 시간 조금은 내 시간이 생기긴 하는데, 처음엔 이렇게 남는 시간에 이런저런 일들을 해야지 싶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남는 시간엔 어떻게든 '쉬어야겠다!'라는 생각 밖에는 없었다 ㅎ
힘들 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짧게나마 실제 겪어 본 독박 육아는 그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고된 여정이었다. 8시간 정도를 혼자 보게 되는데, 이 사이에 두 번 정도 잠을 자주면 정말 땡큐다. 약 2~3시경에 한 번 그리고 5~6시경에 또 한 번 보통 시도를 하게 되는데, 한참을 안고 노래도 불러 줘가며 바운스를 타 주면 가끔 시간이 오래 걸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재우는 데 성공하긴 하는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아주 아주 조심스럽게 (중력을 최대한 느끼지 않도록) 침대에 내려놓을 때 '번뜩!'하고 눈을 뜨며 울음이 빵~ 터져 버리는 일이 대부분이다. 조금 노하우가 생겨서 이때 바로 쪽쪽이를 물리면 사그라들기도 하는데, 이것도 안 통하면 다시 들쳐 없고 한 참을 안아 재워야 한다. 허리도 허리지만, 오른 팔이 확실히 더 두꺼워진 것만 같다;;
이제는 하나 몸무게가 결코 가벼운 수준이 아니라서 (약 8킬로 정도) 하루 종일 안고 있으면 정말 다음 날 아침 곡소리를 내지 않고는 일어나 지지가 않더라 ㅋ (그래서 몇 번이고 아침 일찍 예매한 영화를 취소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ㅎ),
그리고 정말 1시간, 1시간이 너무 안 가다 보니 최대한 혼자 보는 시간을 줄이려고 아내가 출근할 때 아이와 함께 차로 데려다 주기도 하는데, 아내를 내려주고 하나랑 나 둘이서만 돌아올 때면 가끔 하나가 집에 오는 내내 통곡하듯 울기도 해, 그럴 때마다 하나에게 '미안해, 아빠가 편하자고 하나 불편하게 했네 ㅠㅠ'하며 그냥 나오지 말 걸 하고 다시 맘을 고쳐 먹기가 일쑤다.
그리고 혼자 아이를 보게 되면서 발견하게 된 점이라면, 내가 생각보다 참 인내심이 없구나 싶은 점이었다. 가끔 분유도 방금 먹었고, 응가도 했고, 기저귀도 갈았고, 안고 있기도 한데 하나가 대책 없이 계속 목이 터져라 울 때가 있다. 즉, 더 이상 뭘 더 해줘야 할지 막막한데 아이는 계속 울기만 할 때다. 그럴 땐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서 몇 번 아이에게 짜증을 낸 적이 있다. 그러고 나서는 바로 얼마나 후회되는지 하나를 더 꼭 껴안고 '미안해 ㅠ'하고 말한 적도 몇 번 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와.. 진짜 그 상황에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짜증이 나더라. 그래서 요즘엔 매번 다짐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내 오늘은 절대 하나에게 짜증을 내지 않으리라!
그렇게 힘이 들어서 정말 하루라도 더는 못할 것 같다가도, 내 품에 안겨서 곤히 잠든 하나의 얼굴이나, 나를 보며 씨익하고 웃어젖히는 얼굴을 보면, 이뻐서 가만 둘 수가 없다 ㅎ
아이고 내시끼.
아직 낯을 가리지는 않는데, 아마 곧 낯을 가리게 되면 엄마 보다도 나를 더 익숙해하지 않을까 싶다. 그럴 땐 뭔가 뿌듯한 심정이 들겠지? ㅎ 그리고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하게 될지도 모르고 (계속 주입시키는 중 ㅋㅋ)
아,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엄마랑 있을 때도, 또 밖에 나가서도 내가 항상 아이를 더 봐야만 하겠구나 (좋은 거야 나쁜 거야 ㅎㅎ).
그렇게 오늘도 쑤시는 허리를 붙잡고, 정말 노래 제목처럼 이 밤의 끝을 잡고 싶지만 너무 피곤하면 내일 더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눌러 담으며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