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시간이 미친 듯이 빠르다.
[하나. 200일]
벌써 하나가 태어난 지 200일이 지났다. 하루는 너무 길고, 일주일은 너무 금방 지나가고, 200일은 제대로 알아차리지도 못했는데 벌써 다다랐다.
요 며칠 하나가 부쩍 더 큰 느낌이다. 얼마 전에는 오랜만에 병원에 예방주사 맞으러 갔었는데 문득 처음 병원에 데려오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만 해도 하나랑 같이 온다는 느낌보다는 아이를 데려온다는 느낌이 더 컸는데, 이제는 진짜 사람이랑 같이 온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그만큼 몸무게도 늘었고, 옹아리도 늘었고, 울기도 잘 울고 ㅎ
아이를 처음 키워보는 거라 잘 모르겠지만, 모든 아이가 이렇게 다 잘 웃는 건지... 하나는 정말 잘 웃는다.
아빠가 조금만 웃겨줘도 한 번 꽂히면 소리 내어 몇 번이고 웃어댄다. 그 웃음소리를 계속 듣고 싶어서 또 웃기고.
이제는 조금이지만 매트 위에 엎드려 놓으면 배밀이를 하면서 제법 기어가기도 하고, 앉혀 놓으면 눕거나 넘어지지 않고 한참을 잘 앉아 있기도 한다. 사람 다 됐다 ㅎㅎ
나라는 뒤숭숭하고 분노할 일이 넘쳐 나는데, 그때마다 하나를 보며 위로도 받고 또 그래서 더 마음이 쓰이기도 한다. 하나는 앞으로 어떤 나라에서 살아가게 될까.
지난번 독박 육아를 하게 되면서도 했던 말이지만, 정말 너무너무 힘들고 답답할 때마다 속으로 몇 번이고 다짐한다. 지금은 힘들지만 하나랑 함께 하는 이 시간들은 나중에 정말 정말 그리워하게 될, 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소중한 시간들이 분명 될 거라고.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들을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는 걸 비록 지금 다 이해할 수 없을지언정, 나중에는 분명 깨닫게 될 거라고 말이다.
하나야, 200일 축하해. 그리고 조금 더 천천히 커도 돼.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