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뒤늦게 정리해 보는 2016년

한 해가 가는 줄도 모르고, 새 해가 오는 줄도 모르고

by 아쉬타카

[하나. 234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2016년은 내게 있어 정말 특별한 해였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만 백수로서 처음 맞게 된 새해였고, 내 생애 첫 딸인 하나를 만나게 되었으며, 연말엔 바로 그 하나랑 단 둘이 종일 지내야 하는 독박 육아라는 도전 아닌 도전에도 놓이게 되었더랬다.


DSC03177.JPG 2016년 5월. 하나의 탄생


언젠가 내가 아이를 낳게 된다면 내 인생이, 생활이 많이 달라질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알고 있었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예상했던 것과 실제는 많이 달랐다. 아니, 차이가 컸다. 아이가 생기면 내 생활은 많이 없어지겠지.. 하는 막연한 예상은 있었지만, 실제로 벌어진 상황은 내 생활이 있고 없고를 생각할 겨를 조차 간당간당할 만큼 (특히 독박 육아를 할 땐 더더욱) 치열한 나날들이었다.


100일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막상 하나가 태어나고 난 이후의 2016년을 정리해보려고 하니 새삼스럽지만 '하나'말고는 별로 다른 일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만큼 나랑 아내의 일상은 완전히 하나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변했고, 나는 그 와중에 회사 다닐 때 새벽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썼던 것처럼 짬을 내 내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지만, 이것 역시 예상처럼 되지는 않았다. 내가 독박 육아를 하고 나서 주변 사람을 (아주 가끔)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이, 육아가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회사를 관두지 않았을 거란 말이었다 ㅎㅎㅎ 회사 다니는 일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 고민 고민 고민 x1000 끝에 관뒀는데, 지금에 비하면 회사 다니는 일은 진짜 일도 아니었다 ㅎㅎ (그래도 퇴사는 후회하지 않는다 ^^).


IMG_7217.JPG 지금 보면 이때만 해도 완전 애기다 애기 ㅎ


해가 바뀐 요즘, 하나는 손 힘도 엄청 세졌고 나름 고집도 세져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 엄청 떼를 쓰기도 한다. 그리고 혼자서도 잘 앉아 있고, 열심히 배밀이를 하며 여기저기 기어 다니고, 소파 끝을 잡고서는 혼자 서있기도 한다. 아직 이는 나지 않았고, 아빠, 엄마를 말하지는 못하지만 혼잣말은 많아졌으며, 혼자 서지는 못하지만 엉덩이를 들썩일 때면 금방이라도 혼자 걸어 다닐 것만 같은 움직임이다 ㅎ 그렇게 빠르게 커가고 있다.


IMG_0593.JPG 항상 하늘로 승천해 있던 헤어스타일도 이제는 옛말


다 큰 아이들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런 꼬꼬마 아빠의 심정이 귀엽게 보이겠지만, 그런 꼬꼬마 아빠 입장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딸의 모습이 대견스럽고 또 짠하다. 손발도 커졌고, 팔다리도 길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하나는 잘 웃는 애기다. 여전히 나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하나를 웃게 만드는 데에 쓰고 있다. 그 일은 하나를 웃게 하는 동시에 나를 더 웃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IMG_0666.JPG 핸썸이랑도 점점 더 친해지는 중이다 ㅎ


2016년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는데, 아마 2017년은 더 판타스틱한 날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무려 돌을 맞게 될 것이고, 두 발로 걷기도 할 거고, 어쩌면 아빠를 가장 먼저 말할지도 모른다. 나는 이런 모든 순간들을 함께 했다는 걸, 아마 지금 보다는 나중에 더 뿌듯하고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지금 더 많은 시간을 하나랑 보내려고 한다.

2017년에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자 하나야~


IMG_0732.JPG 하나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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