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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ley Lim Sep 22. 2020

신발 디자이너로 첫 번째 론칭!

호주에서 시작된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애슐리림 입니다.


시드니에는 신발을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요, 구두 장인이 몇몇 있는데 개인의 맞춤신발만 제작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는 게 전부. 호주에서 살면서 'Made in Korea' 패션 퀄리티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어요. 제가 또 한국인 인지라 뭔가를 시작하게 되면 한국에서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항상 해왔습니다. 그래서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독립(퇴사?!) 선언하기 전인 2013년부터 11시간 비행기 타고 아무 연고도 없이 성동구 성수동에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했죠.


묻고 물어서, 찾아간 공장에서 퇴짜도 맞고, 가격 덤터기도 쓰고, 그러다 집에 들어가서 밥 먹으면서 울컥해서 울다가 어무니한테 사서 고생한다고 혼나고… 그러고 6개월 후 다시 서울 들어가서 여차여차 만나게 된 분이 신발 공장 사장님 아들이었어요. 그렇게 처음으로 제가 디자인한 신발을 만들어주겠다는 공장을 만나게 되었어요!


이런 우여곡절 끝에 2014년 8월, 당시 살던 제 시드니 아파트에서 서너 개의 신발 디자인으로 구성된 첫 컬렉션을 선보이게 됩니다. 샴페인 사서 냉장고에 채워 넣고, 치즈와 과일로 플레이팅 세팅해서 인터넷으로 여차여차 알아낸 패션 저널리스트 열댓 명을 모시고 친구 둘의 도움을 받아 론칭 파티를 열었어요.


그때부터 제 신발을 팔려고 많은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주말 동안 휴일인 카페에서 팝업 이벤트도 하고, 디자이너 마켓에서 플리 마켓까지, 그리고 시드니와 멜버른에 있는 편집샵에 신발을 들고 가서 무작정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어요. 또 맨해튼에서 신발 파는 게 제 꿈이었어서 뉴욕에도 신발 들고 몇 번이나 찾아도 갔죠.  


이때 깨달았죠...

아 X 됐다… 신발 하지 말걸. ㅠㅠ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지만, 신발… 진짜 힘들어요. 왜냐고요?

1. 발 사이즈가 너무 다양해서 재고가 많아요. 

2. 패키징 부피가 커서 운송비가 엄청나요. 

3. 또 여기저기 들고 다니는 거 부피 때문에 진~짜! 힘들어요.


디자이너 마켓에서 신발을 팔게 될 때마다 부피가 큰 신발 박스들을 운반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 신발 박스 안에 끼여있는...


이렇게 느릿느릿, 하나둘씩 저희 신발을 팔 편집샵을 만들고 인맥을 쌓고, 보그 및 엘르 등의 패션잡지에 소개되기 시작했어요. 2016년 가을에 시드니 센트럴 지역에서 처음으로 조그만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었고 그 작은 가게에서 호주 영부인 루시 턴불도 만나서 그분한테도 신발 여러 켤레 팔았네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시드니와 멜버른 패션 위크에도 매년 나가고, 제 신발을 사랑해주시는 팬층도 조금씩 만들게 되었어요. 

메르세데스-벤츠 패션 위크에서 여성 의류 디자이너 Roopa 와 디자인 콜라보로 만든 런웨이 [출처: NY times by Lucas Dawson]


스스로 참 더딘 성장이었고 난 언제 큰 브랜드로 성장하나 항상 목말랐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5년 동안 참 많은걸 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애슐리 림을 알려왔던 것 같습니다. <3


다음 이야기는 이렇게 성장시킨 브랜드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이야기를 써볼게요.


아참! 혹시 신발 디자이너로 입문하고 계신 분?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해서 알아낸 노하우가 필요한 분들이 있으시다면 한번 공유해 보겠습니다.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편하게 미리 질문해주세요! 



#애슐리림 #슈즈디자이너 #성장스토리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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