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시작된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애슐리림 입니다.
신발이나 패션 사업에 관심 있으신 분들~ 맨땅 헤딩으로 무식하고 어렵게 배운 저만의 노하우 공개해 볼게요!
많은 분들이 물어보세요…
어떻게 건축가에서 신발 디자이너로 넘어가셨어요?
사실 신발 디자인을 따로 공부해본 적이 없어서 지극히 제 개인적 생각이지만 디자인 관점에서 보자면 건축이나 신발 디자인이 서로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1 건축과 신발, 모두 사용자의 용이함과 편안함이 굉장히 중요해요.
아무리 멋진 집도 사용하기 힘들면 누가 그 집에서 살겠으며, 아무리 이쁜 신발도 발 아프면 누가 신겠어요? 옷은 좀 불편을 감수해서 패피가 되기 위해 참고 입을 수도 있지만 불편한 신발은 걷지 못하게 하죠.
2 건축과 신발, 둘 다 디자인 설계만큼이나 ‘craftmanship’ 즉 시공이나 공법이 중요해요.
아무리 멋지게 디자인해 놓아도 생산 가격을 줄이기 위해 디테일 다~ 무시하고 싼 공법으로 바꾸고, 싼 재료를 쓰면 집이든 신발이든 다 티가 나죠. ‘빌더’라고 건축 시공하지는 분들에게도 급이 있어요 - 어려운 공법의 경험 유무와 경력에 따라서 ‘장인’ 빌더도 있죠. 신발도 매한가지.
3 구조와 무게 축에 대한 디자인.
건축이나 신발 모두 서있을 수 있어야 하죠. 신발은 이 축이 되는 굽 디자인에 따라 착용감이 많이 좌우됩니다.
건축회사 다닐 때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그 한건물만 잡고 1년을 보낼 때 솔직히 지루했었거든요. ㅎㅎ 그런데! 패션으로 넘어오면서 정말 정신없이 빠른 주기(3~6개월)가 사실 디자이너로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항상 새롭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여야 한다는 이 강박감… ㅠㅠ
디자이너는 제품 디자인에서 샘플 완성 후 '어느 정도 팔 수 있을까?'라는 예측 및 계획에 따라 생산을 계획하고 가격을 책정하는데요. 생산을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죠. 이게 이게… 제가 일도 모르던 부분이었죠. 정말 무식해서 용감했었네요…
이 부분이 제가 맨땅에 헤딩해서 얻은 노하우 첫 번째 인 것 같아요. 제조에 대한 이해. 제조는 수량이 늘수록 단가가 떨어진 다는 점. 하지만 또 그만큼 많이 팔아야 하고, 그래서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유통망이 있어야 하고 혹여 안 팔릴 경우 망... 하지 않기 위해 버틸 자본이 있어야 한다는 점.
이 관점에서 볼 때 성수동은 수제화 즉 손으로 한 켤레씩 만드는 과정을 가지고 있어 최소 수량에 대한 문턱이 낮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단가가 절대로 저렴할 수 없죠. 10만 원 아래로 가죽 신발을 판다는 건 성수동 수제화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셔도 돼요. 공장에서 만들어서 직접 파는 게 아니면 단타성으로 마진 없이 홍보나 마케팅 목적으로 생산을 하는 거거나 대량 생산 즉, 성수동 밖에서 만드는 거죠.
그럼, 그냥 성수동의 수제화 브랜드로 성장하는 건 쉬운가? 그렇지만도 않았어요.
성수동에서 도전하고 깨진 이야기 다음 포스팅에서 디테일하게 풀어보겠습니다. ㅎㅎ
새 프로젝트 준비하면서 지난 시간을 한번 정리하니까 기분이 말랑말랑 해지는 것 같아요...
제 글이 꿈꾸는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like-minded' 분들과 소통의 공간이 생겨서 기쁜 요즘입니다. #소통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