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슐리 Jan 24. 2023

D-327 | 눈물의 본식 스냅/DVD 예약 여정

예식장만 예약하고 놀고 있다가 뒤늦게 본식 스냅/DVD 예약에 뛰어든 썰


예식장만 잡으면 끝인 줄 알았지, 예식장을 잡기도 전에 이미 예약부터 걸고 보는 업계가 있는 줄은 몰랐다. 바로 결혼식 당일에 그 짧은 몇 시간 동안 나를 계속해서 따라다니며 기록해 줄 본식 스냅과 본식 DVD. 


다른 날도 아니고 극성수기로 분류되는 5월 예식을 준비하면서 본식 스냅과 DVD에 손을 놓고 있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조금 아찔하다. 5월 1일에 덜컥 예식장 예약에 성공한 뒤, 거의 6월 초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스드메는 뭐 천천히 웨딩박람회를 가서 상담을 받아보면 될 것 같았고, 웨딩밴드도 가을 경에 찍으러 갈 제주도 야외스냅을 생각하면 그리 급한 문제가 아니었다. 이 당시에 나는 스튜디오 촬영과 본식 스냅의 차이도 구분을 못하고 있던 터. 그러다가 작년 11월에 결혼을 한 친구 M에게 '본식 당일 사진과 DVD 촬영은 어디서 하기로 했어?'라는 질문을 받았다. 잠시만, 그것도 필요한 거였어?


이때부터 고난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거의 20개가 넘는 업체에 카톡과 DM을 날려본 것 같다. 그러다가 운명처럼 한 본식 DVD 업체를 찾았고, 그 당일에 계약을 했다. 본식 스냅은 그 사장님이 함께 일해본 경험이 많은 신생업체 대표님을 소개받았는데,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포트폴리오를 보고는 우리가 좋아하는 분위기라 이틀 뒤에 일사천리로 계약을 마쳤다. 거의 2-3주 동안 극도의 정신적 압박을 받으며 손품 팔이로 알아낸 업체들이지만 의외로 계약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두 업체 모두 지금 와서도 잘한 선택이었다란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치열하게 알아보던 견적들을 구글 시트로 정리한 문서를 나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그리고 혹시 주변에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친히 공유해 줄 의사도 있다. 실제로 내가 열심히 웨딩 관련 포스팅을 올리며 운영하던 N이버 블로그에도 올려놓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유했던 자료이다. (지금 그 N이버 블로그는 작년 크리스마스 경에 폭파되었다...)



2022.06~07 기준 본식 스냅(11개 업체), 본식 DVD(6개 업체) 견적비교 정리본 (2023년인 지금은 많이 다를 수 있음 주의⚠️)



본식 스냅과 DVD를 왜 미리 예약해둬야 할지 의문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수요과 공급의 법칙을 생각하면 간단하게 이해가 된다. 본식은 결혼식 당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결혼식을 대부분 주말(토요일, 일요일) 또는 간혹 가다 공휴일(예: 5월 5일)에 진행한다. 1년이 52주라고 친다면, 총 104일. 그중에서 공휴일까지 포함하면 넉넉잡아 +10일을 줘서 114일이라고 해보자. 이 중에서 아마 특정 계절(봄, 가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결혼식을 하게 되면, 본식 촬영 수요가 있는 날짜는 더 줄어들게 된다. 그 얼마 안 되는 날짜를 놓고 경쟁을 하는 것이다.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업체들은 2023년 5월 예식을 준비하던 내가 6월 달에 물어보던 시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이미 마감이 많이들 되어 있었다.


'예식장을 잡았으니, 이제 스튜디오 촬영을 예약해야지!'라고 먼저 마음먹은 예비 신부가 있다면 뜯어말리고 싶다. 님아, 스튜디오 촬영은 평일에도 가능하고 실내 스튜디오라고 한다면 더더욱 성수기 계절이라는 것도 없다. 그러니 제발 본식 스냅과 DVD 예약을 예식장 예약과 동시에 시작하길. 한 달 늦은 나도 이 고생을 했는데, 이런 지식은 공공재로서 많은 분들이 알고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한다.


첫 포스팅을 올리고 난 다음에 두 번째 글을 쓰기까지 좀 텀이 있었는데,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이 본식까지 4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 도래하여 조금 더 속도를 내보려고 한다. 아마 지금처럼 썰풀이 위주가 될 것 같은데,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그리고 나도 지금까지의 과정을 리마인드 하면서 결혼식까지 잘 이어가 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 글을 어딘가에서 읽고 있을 애독자 남자친구에게 짧은 편지 : 어찌 보면 저 기간에 제일 예민했던 것 같은데, 그때마다 나의 초조함을 다독여준 그대에게 심심한 위로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