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안전존을 확장해나가며 나만의 개성을 만들어가는 과정
코로나로 인해 미국에서 집콕을 하며 나를 돌아볼 시간이 많아진 요즘 저의 관심사는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된 것으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저 자신에게 수도 없이 하고 있답니다.
'나의 사명은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나의 경력관리는 어떻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맞는 길인가?'
'나의 역량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내가 지향하는 삶의 목표는?'
퍼스널 브랜딩이라 하면 뭔가 거창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하는 퍼스널 브랜딩을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나다움'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나의 안전존을 뛰어넘어 새로운 도전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나의 안전존을 넓히는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퍼스널 브랜딩이란 과연 무엇인가?
요즘은 sns와 유튜브 등의 개인 미디어가 발달하며 퍼스널 브랜딩이 더 중요시되고 주목받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퍼스널 브랜딩은 과연 무엇일까? 에 대해 고민해보신 경험이 있을 거고, 각자의 마음속에 퍼스널 브랜딩의 목적이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이 있을 거예요.
과거에는 퍼스널 브랜딩이라 하면, 스타일링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주된 것이었어요. 아무래도 외적인 것이 가시적인 변화를 더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자신의 개성을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일 거예요. 스타일링만 잘해도 더 세련되게, 지적이게, 밝아 보이게, 혹은 다가가기 쉽게 하는 등의 이미지 변화가 가능하여 정치인, 연예인, 방송인뿐 아니라 개인들도 자신에게 맞는 외적 스타일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김성주 아나운서의 경우, 프리랜서로 활동을 하면서 지적이고 신뢰감을 주면서도 댄디한 느낌을 주기 위해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스타일링으로 이미지 변신을 성공적으로 한 예로 꼽힙니다. 안경테에도 여러 스타일이 있는데, 김성주 아나운서는 조금은 부드러우면서도 똘똘이 스머프 같은 느낌의 둥근 안경테를 착용하여 친근한 느낌도 더하면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제는 이런 외적인 스타일링과 더불어 개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력관리 등을 통해 퍼스널 브랜딩을 해나가는 추세입니다. 사회적인 성공, 경제적인 부, 유명해지기 위해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갖고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경우도 있고, 조금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좋아하는 일들을 경험하면서 소소하게 만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지향하는 방향의 퍼스널 브랜딩은 후자에 더 가까운데, 뭔가 거창한 것이라기보다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유명이 되기 위해서 필수인 과정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조금 더 즐겁고 값지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못하는 일, 흥미를 느끼는 일, 재미없는 일, 하고 싶은 일 등을 알아가면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그 경험들을 이어가며 나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이 다양한 경험들을 dots으로 보고 퍼스널 브랜딩은 connecting the dots를 해 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e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
스티브 잡스 역시 2005년에 스탠퍼드 졸업식 연설에서 'connect the dots'를 언급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경험한 것들 (dots)이 그 당시에는 각각의 의미를 알 수 없지만, 나중에 돌아봤을 때, 결국 연결되어 가치 있게 쓰이기도 하고, 또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내용이었죠. 경험을 통해 우리는 우리도 몰랐던 자신을 알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새로운 경험 없이 늘 하던 일만 반복하면 우리의 잠재능력은 영원히 묻혀버릴 수도 있죠. 퍼스널 브랜딩은 다양한 경험이 뒷받침되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하는 경험 쌓기와 경력관리가 모이면 나의 브랜드가 되고 이것이 곧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만의 길을 걷다 보면 시간이 흘러 '000 하면 xxx'라고 떠오를 수 있게 하나의 방향을 향하되 다양한 경험이 쌓여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의 최종 목표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야 할까?
기업이나 제품의 브랜딩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나의 브랜드를 만들 때, 인생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나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세부 목표를 세울 때나 그냥 포기하고 싶을 때 지속하게 하는 동기부여를 해주기 때문이죠. 어릴 때는 직업=꿈, 인생 목표라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직업은 한 때의 꿈이 될 수는 있지만, 인생이 목표가 될 수 없고,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종사하는 일을 의미하는 직업은 언젠가 종료 시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직업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을 경우는 종료 시점이 왔을 때, 더 이상의 인생 목표가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나만의 브랜드를 위한 인생 목표를 설정할 때는 단순히 어떤 직업을 갖겠다 보다는 조금 더 폭넓은 관점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 혹은 '어떻게' 살고 싶다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인생 목표와 더불어 인생철학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까지 회사에서 주어진 업무만 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다양한 경험과 경력관리를 통해 나의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이런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맞게 몇 년 전부터는 퇴사를 독려하고 멋지게 퇴사하여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콘텐츠도 각광을 받고 있고, 조금 더 안정적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사이드 잡을 가지며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콘텐츠도 늘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과감하게 퇴사를 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가는 방법도, 조금은 안정적으로 취할 것은 취하면서 준비를 어느 정도 홀로서기를 하는 방법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방법이고, 이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성격과 성향이 다르고 본인이 지향하는 스타일이 다르니까,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필요해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꼭 회사를 나와야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이직을 통해 다양한 업무를 접하면서 본인의 업무 영역을 늘리는 것도, 다양한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하면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도, 또 한 회사에 오래 다니면서 업무 영역을 확장시키거나 한 부서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도 모두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길입니다. 중요한 것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계속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여기서 말하는 도전은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대학생이라면, 수강신청을 할 때 나에게 생소한 분야를 선택해보는 것,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을 하며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는 것도 도전입니다. 회사원이라면, 팀장이 새로운 업무를 주면서 '누가 해볼래?' 할 때 과감히 지원해보는 것, 혹은 루틴 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안에서 그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제안하는 것 등도 도전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새로운 경험을 쌓다 보면 나만의 영역, 내가 잘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게 되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키워 나가면 나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아래의 다이아그램은 '나의 안전존을 확장시키는 과정 (Expanding the comfort zone)'을 나타내는 것으로 The Wealth Hike에서 제시한 'The Comfort Zone'을 바탕으로 제가 재구성한 것입니다. 'The Comfort Zone'은 학술적으로 인정받은 모델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이아그램을 보고 공감을 해서인지 다양한 버전으로 인용이 되고 있습니다. (출처를 밝히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원 출처를 찾는데 고생을 좀 했어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혹은 경력을 만들어가면서 모든 것이 익숙하고 내 통제하에 있는 안정적인 상태인 안전존에서 탈피하는 데에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에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두려움존에 진입할 때 새로운 도전에 확신이 없기 때문에 자신감이 결여되기도 하고 주저하면서 미루기 위해 이런저런 핑곗거리를 찾기도 하죠. 타인의 의견에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하고 큰 맘먹고 도전했다가도 '이거 아니다'싶으면 아예 포기를 하고 주저앉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두려움을 탈피하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면 내가 잘하는 것, 못하는 것, 어려워하는 것, 재미있어하는 것 등을 알아감은 물론이고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경험, 기술, 지식 등을 습득하는 배움존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고 꿈을 실현하면 나의 브랜드 가치도 상승하는 성장존에 들어섭니다. 이때는 나 자신에 대한 집중보다 조금 더 발전한 이타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얻은 전문성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도 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도 하죠. 이런 사이클이 지나고 나면 이전의 나보다는 확실히 발전된 모습의 나로 새로운 comfort zone을 형성하게 됩니다. 도전하고 배우고 성정하는 사이클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우리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며 각자의 브랜드도 더 가치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의 어록을 인용하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한 수상 소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브랜딩을 하는 과정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며, '나만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차별성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장거리 마라톤 경기와 같은 기나긴 여정입니다. 각자의 상황과 페이스가 다르기 마련이므로 비교하면서 좌절할 필요도 없고 따라 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일은 조급함을 멀리하고 긴 호흡으로 찬찬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나의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지 말고 작더라도 새로운 도전 통해 배움과 성취, 성장의 즐거움을 맛보면서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