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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 박사 Jan 07. 2021

2020-2021 ICEHOTEL 디자인

스웨덴의 예술가 작품으로 꾸며진 팬데믹 시대의 아이스호텔 디자인

매해 새로운 디자인의 얼음 호텔을 선보이는 ICEHOTEL. 2020-2021년의 ICEHOTEL이 12월 11일에 오픈했다. COVID-19로 힘든 상황이라 올해는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대신 스웨덴에서 활동가는 예술가들 35명만 참여했다고 한다. 디자이너 풀이 적어서 그런지 예년에 비해 멋진 작품은 줄은 것 같지만, 실험적이고 오감을 자극하는 작품들은 많아진 듯하다. 정리를 하다 보니 확실히 목적이 분명한 것은 의도가 작품에 잘 반영되고, 모호한 주제들은 의도도 작품도 조금 애매한 감이 없잖아 있다. 너무 많은 의미를 작품에 표현하려고 한 경우도 의도한 것과는 동떨어진 결과물로 나타나기도...


올해는 각 객실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객실의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ICEHOTEL 홈피를 방문해도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COVID-19로 여행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휴대폰으로 ICEHOTEL을 AR로 경험할 있도록 준비했다. 점점 발전하는 ICEHOTEL.

얼어붙은 숲을 표현한 세리머니 홀 디자인

ICEHOTEL은 태양열을 이용해 영하 5도로 유지하여 1년 내내 객실을 판매할 수 있는 ICEHOTEL 365와 2020년 12월 ~ 2021년 4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 및 판매하는 ICEHOTEL 31로 나뉜다. 이 카테고리로 나누어 올해의 ICEHOTEL 디자인을 소개한다.


ICEHOTEL 365

KODEX MAXIMUS

BY LOTTA LAMPA & JULIA GAMBORG NIELSEN

초현실적 공간의 일부로 느끼도록 디자인. 자연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의 객실에서 활용했던 얼음조각들은 재활용하여 디자인


HYDRO SMACK

BY LOTTA LAMPA & JULIA GAMBORG NIELSEN

KODEX MAXIMUS를 디자인한 작가들의 또 다른 작품. 이 역시 해파리를 활용. 초현실적 수중 세계를 표현. 해파리 무리가 떠다니며 수중 숲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보면 규모감이 어마어마할 것 같다


SAUNA

BY LUCA RONCORONI

내가 제일 관심이 간 객실 중 하나. 얼음으로 만든 사우나 객실! 벽에 걸린 차가운 bathrobe, 타월, 오븐까지 모두 얼음과 눈으로 만들어진 작품. 네버랜드에서 상상놀이를 하듯 영하 5도의 객실에서 뜨끈한 사우나에 온 것 같은 상상놀이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폭신해 보이는 타월
김이 모락모락 날 것 같은 스토브
당장 입어보고 싶은 눈으로 만든 bathrobe


34 METERS

BY LUCA RONCORONI & DAVE RUANE

ICEHOTEL역사상 가장 두꺼운 얼음벽을 활용한 이 객실은 34미터의 얼음벽과 천장을 만드는데 32톤의 토른 강 얼음을 사용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양의 얼음을 사용한 만큼 다른 객실보다 4~5도 정도 더 낮다고 한다. 일반 객실의 온도가 평균 섭씨 -5도이니 이 객실은 -10도 정도 되겠다.

진정한 얼음방을 경험할 수 있는 객실.


DANCERS IN THE DARK

BY TJÅSA GUSFORS & PATRICK DALLARD 

얼어붙은 물의 특징과 요소들을 표현하고 이들이 방 안에서 움직임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디자이너가 직접 작곡한 음악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행복하고 감각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EARLY SPRING

BY NANDO ALVAREZ & LILIYA POBORNIKOVA

첫 싹이 눈을 뚫고 나오는 순간. 녹는 얼음에서 떨어지는 물. 부드러운 바람과 구름이 생성하는 새 생명.

일시적이면서 부드러운 재료인 얼음과 눈으로 이러한 것을 표현하려는 시도를 했다.


TOYBOX

BY WOUTER BIEGELAAR와 VIKTOR TSARSKI

내면의 동심을 깨워주는 장난감이 가득한 객실. "반짝반짝 작은 별"이 배경음악으로 자장가처럼 울려 퍼지는 객실. 침대 위에는 눈으로 만들어진 거대 토끼가 밤새 지키고 있고, 다양한 동물 친구들과 얼음 로켓도 구경할 수 있다.



TÉCKARA

BY JAVIER OPAZO

TÉCKARA는 칠레 북부와 아타카마 사막의 알티플라닉 지역의 소멸된 합성어인 Kunza 어로 9를 의미한다. 9번을 생각하고 다른 사고 공간을 열어 우선순위를 정하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의미 내포.

객실에는 9개의 높은기둥과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리듬감을 부여한다.


BLUE HOUSES

BY JOHAN KAUPPI & NINA KAUPPI

주택, 주거, 평온에 대한 생각을 미니멀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눈으로 만든 벽과 얼음으로 만든 창문, 은은한 조명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은 얼음 마을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


RAINDROP PRELUDE

BY THOMASZ CZAJKOWSKI와 ERYK MARKS

얼어붙은 얼음에 파급 효과를 주는 빗방울, 객실에 전통적인 폴란드 민속 예술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과 장엄한 침대 프레임, 쇼팽의 악보가 새겨진 객실 벽. 쇼팽의 음악과 폴란드 민속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19세기 폴란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구현.



DANGER THIN ICE

BY FRANZISKA AGRAWAL

초현실적인 얼은 호수가 객실 안에! 침대로 향하는 길에 있는 투명한 얼음 위를 걸으며 투명한 얼음의 균열, 기포 및 조명 효과를 통해 자연에서 생성된 자연적인 구조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LOST & FOUND

BY THOMS IVARSSON & PETRI TUOMINEN

작가의 의도가 명확하게 설명되지는 않았는데 제목으로 미루어 자신을 잊고 또 찾는 과정을 표현한 걸까? 조명과 음악, 소리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만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경험일 듯하다.


OH DEER

BY ULRIKA TALLVING & CARL WELLANDER

일본 온천탕과 그레이트 토템 정신을 담은 동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객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과 세계에 빛과 이해의 순간을 가져다주는 등불. 투숙객들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욕조 침대에 누워 사슴으로 형상화된 자연을 평화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객실이라고 한다.


DREAMING IN A DREAM

BY KESTUTIS MUSTEIKIS와 VYTAUTAS MUSTEIKIS

객실로 들어서는 순간, 폭풍의 소리와 함께 얼음벽에서 생명체들이 나타난다. 이 생명체들은 투숙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고, 이 생명체 중 하나는 350 킬로그램. 그 몸무게만큼이나 친절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객실 안의 침대로 다가가면 폭풍우 소리는 멎고 생명체들이 보호해 주는 가운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도마뱀과 인어
세상 무뚝뚝해 보이는데 무게만큼 친절하고 상냥하다는 아이

수호신이 지켜주는 듯한 느낌을 전하고 싶었던 듯하다. 시각과 청각을 함께 자극할 수 있는 시도는 좋다. 제목은 세상 몽환적이고 아름다울 것 같은데 실상은 왠지 무서울 것 같기도...


KISS

BY KESTUTIS MUSTEIKIS & VYTAUTAS MUSTEIKIS

상징주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t)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객실. 이 형제 예술가들의 성(last name)인 Musteikis의 발음 Must Take Kiss에 따라 방 제목을 KISS로 했다고 한다.

클림트의 유명한 작품인 KISS를 모방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MERMAID FITNESS

BY NINA HEDMAN & MAGNUS HEDMAN

얼음과 눈으로 만들어진 인어 피트니스가 있는 수중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무서운 형님들 느낌과 함께 위트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울룩불룩 상남자 인어
머리가 곤두선 알통 인어
얼굴이 없어서 무섭다 생각했는데다시 보니 깨알 포토존


OUT OF THE BOX

BY EDITH VAN DE WETERING & WILFRED STIJGER

매일 삶의 규칙을 따르며 사는 상자에 갇혀 있는 우리들. 그러나 꿈속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이 객실에서는 상자 안에서 벗어나자는 메시지를 :)


HANG LOOSE

BY EDITH VAN DE WETERING & WILFRED STIJGER

예측할 수 없는 우리의 인생과 자유, 안전, 사랑에 대한 느낌을 표현한 객실이라고 한다. 작가의 의도보다는 로봇이 먼저 떠오르는 디자인.



YOU ARE MY TYPE

BY CHARLI KASSELBÄCK & JOHN BARK

특대형의 얼음으로 만들어진 글자들로 이루어진 객실 투숙객에게 전하는 러브레터   


LIVING WITH ANGELS

BY BENNY EKMAN

천사를 시그니처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 베니 에크만. 그가 표현하는 천사는 공주, 인어, 마녀, 여주인공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고.. 천사들과 함께 좋은 꿈을 꾸기 바라는 마음으로 디자인한 객실. 다만 천사의 모습이 조금 무섭다. 특히 눈...


YOU ARE HERE

BY ELISABETH KRISTENSEN & DAVE RUANE

꿈을 꾸며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만든 객실. 심장과 뇌를 연결하고 마음과 이성이 이끄는 대로 인생을 살도록 하자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거대한 뇌와 연결된 심장, 곳곳에 놓인 지도
눈으로 만든 심장
얼음으로 만든 심장과 뇌


 ICEHOTEL 31

LUCID DREAM

BY LUKAS PETKO

건축가이자 3D 디지털 디자이너인 작가는 꿈과 같은 현실을 만드는 데에 흥미를 느끼고 우리의 환경을 정의하는 공간, 사물, 빛, 물질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각 요소들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 노력한다고 한다. 또한 꿈으로 가득 찬 세상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세상을 병치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이 객실을 디자인할 때 깊이, 재료, 구성의 3요소에 초점을 맞춘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방의 경계선을 모호하게 처리하여 공간이 지속된다는 환상에 빠지도록 깊이감 있게 표현했다. 주재료인 눈과 얼음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벽면에 레이어를 표현해 풍부한 경험을 주고자 했으며, 다양한 모양의 사물들의 구성이 공간에 다양성을 부여한다.



THE STRAWBERRY ROOM

BY PETTER STORDALEN & LUCA RONCORONI

노르웨이의 포르스그룬 광장에서 딸기를 팔던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살며, 인생은 기복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작가. 이 방의 디자이너는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이었나 보다.

인생의 중요한 키워드: 에너지, 용기, 열정
딸기를 파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노르웨이의 한 광장에서 딸기를 팔던 행복했던 기억을 살려 이 방을 디자인하며 투숙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었던 것 같다.


VILA VID DENNA KÄLLA

BY TJÅSA GUSFORS & ULRIKA TALLVING

스웨덴의 18세기 작곡자이자 시인인 칼 마이클 벨맨 (Carl Michael Bellman)의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 여성과 와인에 대해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이 드러나는 벨맨의 시처럼 이 방은 욕망의 비밀 정원으로 표현되며 마법의 분수도 경험할 수 있다. 벽면의 나비와 덩굴 조각에서 세상 여성스러움이 느껴진다

포도는 보라색 조명을 활용했으면 어땠을지..?
욕망의 분수라 그런지 악마가 있는 살짝 괴기스러운 분수

또한 ICEHOTEL의 소재인 얼음 또한 은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상기시키는 물질로 섬세하고 끊임없이 변함을 빗대어 표현한다고 한다.


A BREAK

BY LENA KRISTRÖM & NINA HEDMAN

버블 테라피로 투숙객들의 마음을 치료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객실. 거품을 터트릴 때 상징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깨고 나오는 듯한 경험을 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버블 테라피가 주제였다면, 조금은 더 몽글몽글하고 몽환적이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느낌으로 표현했으면 좋았을 듯하다.

디자이너의 스케치


THE WINTER GARDEN

BY NINA KAUPPI & JOHAN KAUPPI

얼어붙은 고대 목련 나무 정원의 아트 월은 200개의 얼음 시트로 만들어졌단다.

실제로 보면 크기가 어마어마할 듯.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디지털 그래픽으로 변환 후, ICEHOTEL의 장비로 CNC가공을 거쳐 현장에서 수작업으로 조각을 끼워 맞췄다고 한다.


AURIS INTERNA

BY JULIA ADZUKI & PATRICK DALLARD

깊은 경청과 조화를 심벌로 디자인한 객실. 부드러운 명상적인 소리와 얼음벽에 적힌 시를 읽다 보면 명상의 세게를 여행할 수 있다. 어떤 음악과 소리가 투숙객의 귀를 즐겁게 하고 명상의 세계로 안내할 지 궁금하다.

눈으로 만든 귀, 얼음으로 조각된 달팽이관
다른 시구들도 궁금하다



LEGACY

BY CARL WELLANDER & REGIN WELLANDER

밤새 투숙객을 지켜줄 고대 종족에게 푹 빠지도록 디자인한 객실이란다. 룬스톤 (Runestone)에 새겨진 것은900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바이킹 지혜의 책인 하바말 (Havamal)의 77절 구절이라고. 이 구절은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을 자손에게 좋은 상태로 남길 책임이 있다는 내용.


THE GUARDIAN

BY LINDA VAGNELIND & IDA COLLIN

문명에서 멀리 떨어진 깊고 깊은 호수 Torneträsk에서 영감을 받아 환상의 세계를 디자인. 목욕 요정과 바다 괴물은 공존하며 지구에 평화를 만들고 환경과 바다를 보존한다는 메시지를 갖고 있단다.


A JOURNEY INTO LETTER SPACE

BY JOHN BARK & CHARLI KASSELBÄCK

기존의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하여 디자인한 객실에서 영감을 받아 개별 글씨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작품 설명이 조금 난해해서 정확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객실 작품에 우주인 헬멧이 있고 글자들이 떠다니는 느낌으로 디지인한 것을 바탕으로 SPACE는 공간과 우주의 중의적인 표현이 아닐까 유추해본다.


OH RAPUNZELL

BY EMILIE STEELE & SARA STEELE

객실 디자인의 주된 주제이자 소재는 머리카락에 대한 깊은 매력과 달콤함! 코로나 시대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고립과 고독의 시대를 경험하면서 강아지보다 더 충실한 동반자는 없었음을 강조한 작품. 3미터가 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말티즈. 세계 전역에서 진행된 락다운을 탑 안에 갇혀 있던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재해석한 것일까?




스웨덴 작가들의 작품 위주에, 조금 1차원적인 표현을 한 작품들이나 의도가 잘 표현되지 않은 작품들은 아쉽지만 많은 작품에서 시각과 청각을 함께 만족시키려는 노력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사진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ICEHOTEL의 브랜드 스토리에 대한 ‘호텔 앤 레스토랑’ 매거진 기고글

https://brunch.co.kr/@ashlistar/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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