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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 박사 Aug 30. 2020

보스턴 산책길 | 보스턴의 T와 찰리 카드

보스턴의 대중교통 시스템 MBTA

7월 말부터는 보스턴의 코로나 사태가 조금 잦아들어 일상으로 복귀하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도 식당들은 dine-in이 아닌 to-go만 가능하고, 야외 좌석이 있는 경우에만 식사가 가능하고, 미술관이나 도서관은 임시휴업 중이며, 재택근무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보스턴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미국 남부의 도시들과는 달리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6ft apart rule (1.8m 떨어지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범적으로 지키고 있다. 덕분에 미국에 온 지 7개월간 집콕을 하다가 이제 슬슬 외출할 용기가 생겼다. 


그렇게 시작한 아침 야외 운동. 걷기 좋은 동네인 보스턴 곳곳을 산책하고 다닌 지 벌써 한 달이 되었다. 


보스턴 하면 관광할 것이 학교밖에 없다는 인식이 있다. 그만큼 하버드, MIT 등 꼭 가봐야 할 보스턴 및 미국의 대표 간판 학교와 더불어 도시 곳곳에 학교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뉴욕을 주 관광지로 구경하고 보스턴은 하루 이틀 정도만 방문한다고 한다. 


보스턴에서 8개월째 거주하며 느낀 것은 보스턴은 미국 안의 유럽 같은 도시라는 것. 그리고 여러 면에서 영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 날씨부터 건축 스타일, 공원 등등. 매력 있는 보스턴을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쉬워서 보스턴의 매력을 기록할 겸 하나씩 공유하려 한다. 


오늘은 그 시작으로 보스턴의 대중교통 T와 교통카드인 찰리 카드에 관한 소개를 하겠다.




보스턴의 대중교통 시스템

보스턴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MBTA (Massachusetts Bay Transportation Authority)로 불린다. 

이는 T시스템이라고도 불리며 보스턴 대도시 지역에서 운행되는 중전철 (Heavy rail), 경전철 (Light rail)과 간선급행버스 (BRT, Bus Rapid Transit) 서비스이며 색상으로 구분한다.


중전철: 레드, 오렌지, 블루라인

경천철: 그린, 레드 중 Ashmont - Mattapan구간

버스 환승: 실버라인 


보스턴의 MBTA 시스템


각 노선 색상의 의미 

노선에 따라 그린, 레드, 오렌지, 블루, 실버로 구분되며 각각의 색상의 숨겨진 의미가 있다. 그린 라인의 파크 스트리트 역 - 보일스턴 스트리트 역 구간을 시작으로 대다수의 노선은 1912년 무렵부터 이미 거의 완성됐고, 실버라인 (버스) 은 2000년대에 추가되었다고 한다. 


그린 라인: 에메랄드 넥클레스 공원의 그린

그린 라인의 구간 중 트레몬트 스트리트를 따라 위치한 파크 스트리트 (Park Street) 역부터 보일스턴 스트리트 (Boylston Street) 역은 1897년에 개통된 것으로 미국 최초의 지하철 형태의 대중교통이다. 


그린 라인 T는 보스턴을 감싸듯이 설계된 공원 '에메랄드 목걸이 (에메랄드 넥클레스, Emerald Necklace Park)'를 따라 도는 노선이다. 에메랄드 넥클레스는 녹음이 푸르르게 우거진 공원이라 이 노선을 그린 라인으로 명명했다고 한다. 

에메랄드 넥클레스를 따라 도는 보스턴의 그린 라인 T


오렌지 라인: 오렌지 스트리트의 오렌지

이 라인은 워싱턴 스트리트 (Washington Stree)를 따라 도는 노선으로, 워싱턴 스트리트의 예전 이름이 오렌지 스트리트 (Orange Street)라 그에 따라 명명되었다. 오렌지 라인은 다운타운 크로싱 (Downtown Crossing), 차이나타운, 터프츠 (Tufts) 메디컬 센터를 지나는 라인이다. 


워싱턴 스트리트 (a.k.a 오렌지 스트리트)를 따라 도는 오렌지 라인 T @MBTA webpage


레드 라인: 하버드의 크림슨 레드의 레드

레드 라인은 보스턴 시내에서 찰스 강을 건너 캠브리지로 넘어 하버드 (Harvard) 본원과 MIT를 거치는 노선이다. 1875년에 하버드의 대표색으로 지정된 크림슨 (Crimson) 레드 색상을 따라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하버드 본원을 지나기에 대표색인 크림슨 레드를 딴 레드 라인 T @MBTA webpage

하버드 일간지, 'The Harvard Crimson', 하버드 구내식당 및 근처 자매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Crimson money'도 학교의 대표색을 활용하여 네이밍 했다. 


블루 라인: 푸른 바다의 블루

항구 도시인 보스턴! 블루라인은 보스턴 항구 아래와 대서양을 따라 여행하는 라인으로 바다의 파란색을 따서 명명했단다. 

바다 색을 딴 블루 라인 T @MBTA webpage


실버라인: 간선급행버스

2003년 첫 서비스를 시작으로 SL1부터 SL5까지 운행되는 간선급행버스. 색상의 의미는 명시되지 않지만, 빠른 속도를 강조하기 위함과 지하철과의 차별화를 위해 은색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고속'을 상징하기 위한 은색일까? 실버라인 T @MassDot Blog


일반 버스 

일반 버스 루트는 MBTA 노선표 상에서 버스 번호별로 연한 갈색 실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버스는 노란색 띠가 둘린 디자인이고 색상의 의미는 별도로 표기되어 있지 않다. 

앞 유리창 상단의 전광판에는 목적지와 함께 각종 메시지가 표시된다. 예를 들면, 버스 요금 관련한 내용 혹은 마스크 꼭 착용하라는 내용, 그리고 뒷문으로 타라는 내용 등. 

하버드 본원을 지나는 66번 버스


보스턴 T 전철역

전철은 엄밀히 따지면 지하철과 트램의 혼합 형태로 133개 역 중 26개만 지하에 있고 나머지는 지상에 있다. 

아래의 사진처럼 차도 가운데에 철로가 깔려 있어 전철을 타면 바깥 경치 구경도 할 수 있고 승하차가 편리하다. 

보스턴  T 전철의 지상 철로 및 탑승 역


지하의 역 입구는 동네마다 역마다 입구 디자인이 아래 사진처럼 다양하고 같은 이름의 역이어도 출구의 디자인은 제각각이다. 보통은 역 입구에 노선 색상과 역 이름의 사이니지가 있고, 별도의 표시가 없을 경우는 사진 맨 오른쪽의 동그라미 안의 T자 사이니지로 빠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보스턴 T 전철의 지하 입구 (왼쪽 상단부터 코플리, 프루덴셜, 알린턴, 심포니)


보스턴의 교통카드, 찰리 카드

서울에 T머니, 런던에 오이스터 (Oyster) 카드가 있다면 보스턴엔 찰리 (Charlie) 카드가 있다. 

2006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찰리 카드는 1949년에 발표된 "MTA의 찰리 (원제 M.T.A 혹은 The MTA Song)"라는 노래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노래 가사는 당시 MTA (Metropolitan Transit Authority, 보스턴의 지하철 시스템)에 갇힌 찰리라는 남자의 황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생각해보면 왠지 무섭기도? 이 노래가 보스턴의 전설에 깊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보스턴 지역 교통 당국에서 전자 카드 기반 요금 징수 시스템을 시작하며 이 노래에 대한 찬사로 카드 이름을 '찰리 카드'로 지었다고.



이 찰리 카드 충전은 지상 역에서는 불가능하고 지하에 있는 역에서만 가능하다.

보스턴의 교통카드 '찰리 카드'와 운임료 @MBTA webpage                                          




지상 철로 정비 중인 보스턴


요즘은 한창 철로 공사 중이다. 철로가 오래되어 항상 T 지날 때마다 우리 집에서도 끼익 끼익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는데, 공사가 끝나면 조용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지상 철로 공사하는 동안에는 무료 셔틀을 운행하고 있다. YANKEE (양키)라 표기된 노란색과 흰색 버스, 그리고 일반버스 39번도 푸르덴셜 역까지 무료로 운행한다. 


무료 셔틀 타는 곳


양키 버스라니 뭔가 귀엽게 느껴진다. 


양키는 우리나라에서는 뭔가 '미국 놈들'이라는 느낌으로 사용하는데, 보스턴이 있는 뉴잉글랜드 지방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무료 셔틀 '양키'


그래도 한 달 동안 걷기를 하며 이 무료 셔틀을 3~4번 이용했다 :)


오늘 아침 창밖으로 전철이 다시 운행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저 양키 버스도 바이 바이일 듯!

왠지 이제 무료 셔틀이 끝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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