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은 통합적인(Holistic) 관점으로 접근해야
브랜딩에서 고객과의 접점(Touchpoints)은 다양하므로 통합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계획해야 한다.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서는 통합적인 시각을 갖고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7년 동안 특 1급 호텔에서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브랜딩 실무를 담당했다. 그 과정에서 박사 과정에서 브랜딩 및 브랜드 전략으로 연구를 병행했다. 이러한 실무 경험과 이론 연구를 토대로 통합적인 브랜딩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는 박사 졸업 이후 필자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브랜딩 컨설팅을 진행할 때 실제로 활용했던 것이기도 하다. 전편에서 다룬 전략적, 감각적, 조직적 정체성 요소들과 의사소통의 흐름이 브랜드 이미지로 구축되는 흐름을 도식화한 것이다. 이는 이전 글에서 언급한 브랜딩의 3요소(중심요소, 소통 요소, 결과 요소)를 조금 더 구체화해서 표현한 도식이다 (그림 2).
먼저, 전략적(Strategic) 요소인 비전, 미션, 철학, 브랜드명, 포지셔닝 전략, 브랜드 성격 등을 정립한 후, 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감각적(Sensory) 요소를 디자인하고 선택해야 한다. 감각적 요소는 5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요소다. 예를 들면, 그래픽 디자인(로고, 심벌, 폰트, 인쇄물, 홈페이지 등), 인테리어 디자인(전체적인 콘셉트, FF&E, 장식품, 예술품 등), 집기류(OPE_ Operational Equipment 등), 객실 어메니티, 대표 향기, 배경 음악 등을 의미한다. 시각적인 요소는 브랜드만의 독특함과 차별화된 포인트를 사진으로 담아 해당 브랜드의 홈페이지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외의 감각적 요소인 청각, 후각, 촉각, 미각적 요소는 시각적 요소와 함께 현장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한다. 정립된 전략적 요소의 의미를 직원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감각적 요소의 선정 과정에서 그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조직적(Organizational) 요소인 조직문화, 직원의 태도 및 서비스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브랜딩의 소통 요소인 커뮤니케이션은 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내부 의사소통과, 외부 고객 및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 의사소통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내부 의사소통은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가면서 끊임없이 진행해야 한다. 그 이유는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당사자들이 바로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자신이 속한 브랜드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 외부와 의사소통을 할 때 더 효과적인 브랜드 정체성 전달이 가능하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에서는 브랜드 정체성에 부합하는 프로모션과 홍보자료를 기획할 것이고, 세일즈팀은 브랜드 제품/장소/서비스 판매 시 고객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또한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은 서비스 접점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다.
브랜드를 경험한 고객들 역시 일관성 있게 잘 정립된 브랜딩에서 브랜드에 대한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잊지 못할 Wow Moment를 경험하며 자신들의 SNS에 공유하는 등 다른 잠재 고객들과 소통한다.
이해관계자들은 브랜드와의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인식 속에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구축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이 모이고 레이어처럼 쌓이면 브랜드의 평판과 명성으로 자리 잡게 된다.
브랜드 정체성의 요소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거나, 감각적 요소로 잘 표현되지 않을 경우, 직원들은 어떤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는 조직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인식(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브랜드가 추구하는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이 인지하는 브랜드 이미지 간에 괴리가 생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계 특급 호텔의 경우, 브랜드 스탠더드가 있어 그래픽 디자인과 어메니티 등에 대한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집기류 디자인, 향기, 음악 등에 대해서는 각 나라의 특성을 반영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율성을 준다. 최고급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도 이러한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자율성은 약이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호텔의 특성상 평균적으로 매 7~10년마다 개보수를 하기 마련인데 이때 심사숙고해 브랜딩 전략과 함께 일관성 있는 개보수 계획을 구축하지 않으면 모호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엄청난 투자를 하고서도 애매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해당 업무 관련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